지난 1년여 무역전쟁 끝에 지난 28일 중국 베이징에서 열린 제8차 고위급 무역협상에서 미중 양국 대표단이 어떤 성과를 낼지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특히 회담 전후로 미중 양측에서 유화적인 제스처를 보이고 있는 것도 긍정적 전망에 힘을 싣고 있다.
지난 28일 로버트 라이트하이저 미국 무역대표부(USTR) 대표를 필두로 하는 미국 협상단은 중국 베이징에 도착해 이틀 일정으로 류허 부총리가 이끄는 중국 협상단과 줄다리기를 재개했다. 또 내달 3일에는 류허 중국 부총리 등 중국 대표단이 워싱턴으로 건너가 협상을 이어갈 예정이다. 주요 협상의제는 기술이전 강제와 사이버 절도, 지식재산권 보호, 위안화 환율조작 금지, 서비스 시장 개방, 농축산물 시장 개방, 비관세 장벽 철폐 등으로 양측의 견해차가 얼마나 좁혀질지가 관건이다.
이 가운데 미중 양측에서 회담 분위기를 누그러뜨릴 신호들이 이어졌다. 이날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중국이 해외기업에 대해 클라우드 컴퓨팅 시장을 단계적 개방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클라우드 컴퓨팅은 중국이 자국 보안을 이유로 개방에 반대해오던 영역이지만, 무역협상이 진전되면서 중국 측이 미국 요구를 받아들였다는 것. 그간 미국이 요구해온 중국 IT시장 개방 요구에 화답하는 차원이라는 분석이다.
또 미국 측에서 “무역협상의 모든 영역에서 진전을 이뤘다”며 “강제기술 이전 등 민감한 이슈에 대해서도 ‘전례 없는 진전’(unprecedentedmovement)이 있었다”는 언급이 나왔다. 당장 이틀 간의 협상으로 그 간의 갈등이 해소될 수야 없지만, 일정 이상 견해 차가 좁혀졌다는 예측이 가능한 지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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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런가 하면 부정적인 분석도 여전하다. 중국 환구시보는 “양국의 협상이 결정적인 순간과 가장 험난한 순간에 다가가고 있다”고 선을 그었고, 로이터통신도 미국 관리들의 말을 인용해 무역협상이 6월까지 이어질 수도 있다고 보도했다.
협상단 넘어 양국 정부에서도 비슷한 전망이 흘러 나온다. 강제적인 기술 이전 문제 등 구조적 이슈에 대해 양국 협상에 진전이 있지만, 여전히 넘어서야 할 벽이 많다는 얘기다. 가오펑 중국 상무부 대변인은 “중국과 미국이 여러 차례의 전화 통화를 통해 일부 진전을 이뤄냈지만 해야 할 일들이 많이 남아 있다”고 말했다.
또 래리 커들로 백악관 국가경제위원회(NEC) 위원장은 “합의가 이행되는 것을 지켜봐야 하기에 우리의 레버리지를 포기하지는 않을 것”이라며 “일부 관세를 철회하고, 나머지는 남겨둘 수 있다”고 설명했다. WSJ에 따르면 미 당국자들은 25% 관세를 유지하면서, 10% 관세를 일부 철회하는 방안을 선호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합의가 이뤄져도 일부 관세는 중국의 이행을 강제할 지렛대로 당분간 유지될 수 있다는 얘기다.
/이재유기자 0301@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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