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민국은 임시정부의 군대인 광복군이 전개한 독립투쟁의 기반 위에 서 있습니다. 대한민국과 국민은 그 엄연한 역사를 기억합니다.”
29일 오전 중국 충칭의 위중구 추용로 37호. 회색 벽돌을 단단하게 쌓아올린 4층 건물 앞에서 이낙연 국무총리를 비롯해 외교부와 국가보훈처 관계자, 여야 국회의원, 독립유공자 후손 등이 한자리에 모였다. 이곳은 대한민국임시정부 광복군의 총사령부 건물로 엄혹했던 일제강점기 조국의 독립을 위한 무장투쟁의 심장 역할을 한 곳이지만 충칭의 급속한 도심 재개발 사업에 밀려 하마터면 흔적도 없이 사라질 뻔했다.
가까스로 철거 위기에서 벗어나 이날 복원 기념식까지 하게 된 광복군 총사령부 건물 앞에서 이 총리는 “우리의 선각자들은 중국 상하이에 대한민국임시정부를 수립했다”며 “많은 선조들이 임시정부에서 일하거나 가산을 쏟아 도우셨고 지사들은 죽음을 두려워하지 않고 격렬하게 싸우셨다”고 강조했다.
이 총리는 기념사에서 “1940년 9월 광복군 총사령부 창설식에는 훗날 신중국의 초대 총리가 된 저우언라이 선생이 중국공산당을 대표해 참석했다”며 “오늘 한중 양국이 1940년 광복군 창설과 2019년 광복군 총사령부 복원을 함께 기념하는 것은 한중 양국의 길고도 두터운 유대를 증명한다”고 말했다. 광복군 총사령부 건물은 박근혜 정부 시절 한중 양국이 복원에 합의했지만 2016년 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THAAD·사드) 사태가 터지면서 복원 사업이 멈춰 섰다. 이후 2017년 12월 문재인 대통령이 충칭 방문을 전격 결심하면서 중국 정부가 다시 복원에 협조하기 시작했다.
이 총리는 이번 광복군 총사령부 복원이 한반도 평화를 향한 한 걸음이 되기 바란다는 뜻도 밝혔다. 이 총리는 “상하이에서 시작해 충칭에서 활동을 마치기까지 대한민국임시정부에는 남과 북도, 좌와 우도 따로 없었다”고 강조했다. 이어 이 총리는 “불행하게도 한반도는 제국주의로부터 해방
되자마자 남북으로 분단됐고 그런 한반도가 이제 분단 극복의 장정에 들어섰다”고 말했다.
한편 광복군 총사령부는 1940년 9월 충칭 가릉빈관에서 성립 전례식을 열었다. 같은 해 11월 시안으로 이동했다가 1942년 10월 다시 충칭으로 돌아왔다. 이날 복원 된 광복군 총사령부 건물은 지상 4층이다. 복원되기 전에는 음식점·옷가게·창고 등으로 사용되는 등 제대로 된 관리 없이 방치됐다. 하지만 이번 복원으로 내부는 광복군의 활동 등을 소개하는 공간으로 리모델링됐다. 보훈처는 중국 측과 협의해 조만간 일반에 무료로 이곳을 공개할 계획이다.
/충칭=정영현기자 yhchung@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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