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와대가 국민청원 방식을 일부 수정한 ‘국민청원 시즌2’를 31일부터 운영한다. 사전에 특정 청원 동의자 수가 100명을 넘어야 청원 내용이 일반에 공개되게 바꾼 것이 가장 큰 변화다.
29일 청와대는 “‘100인 사전동의’ 절차를 추구하는 등의 새로운 국민청원 시스템을 31일 공개한다”고 밝혔다. 그동안 청원을 올리면 모두 공개됐지만 앞으로는 청원인에게 사전동의 링크가 부여되며 이를 통해 100명의 사전동의를 받아야만 국민청원 게시판에 공개된다. 청와대 관계자는 “중복·비방·욕설 등 부적절한 청원 노출을 줄이고 국민의 목소리를 효율적으로 담아내기 위한 절차”라고 설명했다. 청와대는 “미국 온라인 청원 시스템 ‘위더피플’도 150명 이상의 사전동의를 얻은 청원만 게시판에 공개한다”고 덧붙였다. 앞서 청와대가 국민들을 대상으로 온라인 설문조사를 벌인 결과에서도 총 참여자 7만7,000여명 중 사전동의 절차가 필요하다는 응답자가 63.2%로 절반을 넘었다.
청와대의 답변 기준인 ‘청원 시작 30일 내 동의자 20만명’은 유지하기로 했다. 현재 기준이 적정하다는 의견이 51%로 절반을 넘은 점을 반영했다. 청원실명제 도입에 대해서는 ‘필요하다’는 의견이 63.3%로 ‘불필요하다’는 의견(36.7%)보다 많았지만 이번 개편에서는 유보했다. 윤도한 국민소통수석은 “사전동의 절차 도입으로 욕설·비방 등 부적절한 청원 노출이 자연스럽게 줄어들 것이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헌법재판소가 지난 2012년 인터넷의 제한적 본인확인제가 과잉금지 원칙에 위배돼 이용자의 표현 자유를 침해한다고 위헌 결정을 내린 것도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
/이태규기자 classic@sedaily.com
<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