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8일(현지시간) 월스트리트저널(WSJ)에 따르면 리커창 중국 총리는 25일 IBM 등 다국적기업 인사들과 만난 자리에서 일단 자유무역구역에 한해 클라우드컴퓨팅 사업을 시범적으로 허용하는 방안을 검토하겠다고 밝혔다. 중국은 미국의 IT 시장 개방 요구에도 불구하고 자국 보안을 이유로 클라우드컴퓨팅 분야의 개방에 반대해왔다. 중국은 자국 업체와의 합작법인을 요구하지만 실제로는 기술이전 문제와 맞물려 외국 기업들의 시장 진입이 막혀 있었다. 이 때문에 이번 조치는 미중 무역협상 타결을 원하는 중국이 미국 측의 요구에 화답한 것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중국의 이러한 태도 변화는 고위급 무역협상 분위기와 맞물려 협상 타결에 대한 기대감을 높이고 있다. 베이징에서 열린 첫날 회담 이후 미국 측에서는 “무역협상의 모든 영역에서 진전을 이뤘다”며 “강제 기술이전 등 민감한 이슈에 대해 ‘전례 없는 진전(unprecedented movement)’이 있었다”는 언급이 나왔다. 이틀간의 협상으로 이견이 완전히 해소될 수는 없지만 양국 간 견해차가 상당 부분 좁혀졌음을 시사하는 대목이다.
래리 커들로 미 백악관 국가경제위원회(NEC) 위원장도 이날 미중 간 합의가 이뤄지면 중국에 부과하는 관세 일부를 철회할 수 있다는 입장을 밝혔다고 로이터통신 등은 전했다. 그는 이날 워싱턴DC에서 기자들에게 “합의가 이행되는 것을 지켜봐야 하기에 우리의 레버리지를 포기하지는 않을 것”이라는 기존 입장을 재확인하면서도 “반드시 모든 관세를 계속 유지해야 하는 것은 아니다. 일부 관세를 철회하고 나머지는 남겨둘 수 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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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만 여전히 넘어야 할 벽은 많다. 가오펑 중국 상무부 대변인은 “중국과 미국이 여러 차례의 통화에서 일부 진전을 이뤄냈지만 해야 할 일들이 많이 남아 있다”고 말했다. 로버트 라이트하이저 미 무역대표부(USTR) 대표가 이끄는 미국협상단과 류허 부총리가 인솔하는 중국협상단은 29일 베이징 회담을 마치고 다음달 3일부터 워싱턴DC에서 고위급 협상을 이어갈 예정이다. /이재유기자 0301@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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