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송포유 <16> 에타 제임스 'at last'

오바마 대통령 부부가 대통령 취임 축하 무도회에서 감미로운 스탠더드 넘버 ‘at last’에 맞춰 커플댄스를 선보이고 있다.




미국 대통령 취임식 날이면 어김없이 무도회가 열린다.

4대 대통령인 제임스 메디슨이 취임한 1809년부터 시작되었다고 하니 우리에겐 생경하지만 꽤 오래된 전통이다. 백악관의 새 주인이 선택한 곡은 늘 세간의 관심을 모았고 미디어는 이런저런 당파적 상상력을 덧씌워 가십을 쏟아낸다. 지난 2009년 ‘변화와 희망’이라는 캐치프레이즈를 들고 출범한 버락 오바마 대통령 부부도 ‘이웃의 무도회(Neighborhood Ball)’로 명명한 축하파티에서 감미로운 스탠더드 넘버 ‘at last’에 맞춰 커플댄스를 선보여 박수갈채를 받았다.

1941년 맥 고든과 해리 웨렌이 뮤지컬 영화 ‘sun valley serenade’를 위해 만든 ‘at last’는 ‘스윙의 대가’ 글렌 밀러를 비롯한 다양한 뮤지션들에 의해 리메이크 됐지만 1961년 에타 제임스의 데뷔앨범( ‘at last!’)에 실리면서 역사에 남은 곡이 됐다.

에타 제임스 1집 ‘at last!’


멜로디만큼이나 손발 오글대는 가사 덕에 한동안 결혼식 단골 레퍼토리가 됐고 1988년 영화 ‘레인맨’에서 버릇 없는 동생 톰 크루즈가 형 더스틴 호프만에게 춤을 가르치는 장면에 삽입되기도 했다. 2008년에는 다넬 마틴 감독의 영화 ‘캐딜락 레코드’에서 에타 제임스 역을 맡은 비욘세가 불러 싱글 차트 67위까지 올랐다.

영화 ‘캐딜락 레코드’




5살 때 교회 성가대에 들어갈 정도로 재능을 타고난 에타 제임스는 1950년 친구들과 ‘크리올레츠(The Creolettes)’라는 걸 그룹을 결성한다. 모던 레코즈와 계약을 맺고 팀 이름을 에타 제임스의 별명을 딴 ‘피치스(The Peaches)’로 붙일 때부터 그녀는 원래 이름인 ‘저메스타(Jamesetta)’를 뒤집어 ‘에타 제임스(Etta James)’라는 예명을 사용하기 시작했다.

에타 제임스


블랙뮤직의 모든 장르를 넘나든 인상적인 활약에도 불구하고 미국 대중음악사에서 가장 간과된 뮤지션으로 거론되는 에타 제임스는 1990년대 중반 이후에야 몇 차례 그래미 어워드를 수상하면서 뒤늦게 조명을 받았다. 영화 ‘캐딜락 레코드’ 의 배경이 된 체스 레코즈(Chess Records)와 계약한 이듬해인 1967년에 발표한 싱글 ‘텔 마마(Tell Mama)’ 에 실린 ‘I’d Rather Go Blind’는 당시 차트에 오르 지 못했음에도 블루스·소울의 고전으로 남아있다.

1993년 로큰롤 명예의 전당(Rock And Roll Hall Of Fame), 2001년 블루스 명예의 전당(Blues Hall Of Fame)에 헌액 된 데 이어 2008년에는 ‘롤링 스톤’이 선정한 ‘역대 최고의 가수 100인’ 중 22위에 뽑혔다.

안타깝게도 10대 때부터 마약을 복용해 스무살을 갓 넘긴 나이에 이미 마약 중독자가 된 그녀는 2008년 알츠하이머병 진단에 이어 2011년 초 백혈병 진단까지 받았음에도 앨범 ‘더 드리머(The Dreamer)’를 발표하며 음악적 열정을 불태웠지만 휘트니 휴스턴의 갑작스런 사망으로 세상이 떠들썩했던 2012년 1월 73세의 나이로 ‘조용히’ 세상을 떠났다.
/박문홍기자 ppmmhh68@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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