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월 1일 만우절(그럴듯한 거짓말로 남을 속이는 서양에서 유래한 장난)을 맞아 다양한 곳에서 유쾌한 장난이 이어지고 있다. 그러나 일부 장난으로 받아들이기 어려운 행위도 스스럼없이 자행되고 있어 우려의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대표적인 것이 불법영상 촬영 및 유포 혐의로 수사를 받고 있는 가수 정준영과 승리(이승현)를 사칭한 트위터 계정이다. 31일 오후 트위터에는 정준영 씨의 경찰 출석 당시 모습이 프로필 사진으로 등록돼 있는 한 트위터 계정 글이 올라와 있다.
‘가짜 계정’으로 보이는 이 계정에서 정 씨는 “몰카는 고의가 아니었습니다, 용서해주세요”라고 트윗을 올렸다. 이 글엔 역시 가짜로 추정되는 승리의 계정이 리트윗을 남기기도 했다. 이 계정에서 승리는 “저도 너무나 반성 중입니다, 정말 죄송합니다”라고 썼고, 이에 정 씨 추정 계정은 “제발요, 콩밥 맛없단말이에요”라고 응수했다. 이어 정 씨는 “전 프로게이머인데, 게임하면서 컵라면 먹는 게 낙이었는데 그립다 그리워”라고 다시 답글을 남겼다.
이에 트위터 이용자들은 “2차 가해인 걸 모르나, 만우절 장난에도 선이 있다”며 분노했다. 현재 해당 트윗은 1일 오전 11시 기준 2만 2천여 회의 리트윗을 기록했다.
배우 고 장자연 씨 사건의 유일한 증인으로 중심에 서 있는 동료 배우 윤지오 씨도 어이없는 만우절 장난에 분노해야 했다. 그는 최근 신변 위협을 느껴 경찰에 도움을 요청한 끝에 24시간 신변보호를 받고 있는 상황이다. 그러나 일부 누리꾼들은 “윤지오가 죽었다, 자살했다”라는 식의 무분별한 악플을 남겨 눈살을 찌뿌리게 했다. 윤 씨는 이날 직접 인스타그램에 글을 올리며 “제가 자살했다고 게시글을 올리는 사람들 믿지 마세요, 당신들이 사람입니까”라고 비난했다.
한편 이날 트위터에는 유쾌한 장난도 이어졌다. 일부 학교에서는 4월 1일 급식이 없다는 카카오톡 메시지를 보내기도 했다. 이날은 월요일이다. 한 반려동물 전문 쇼핑몰은 ‘펫(Pat)’이란 글자를 ‘팻(Fat)’으로 바꿔 “오늘만 사람 음식을 판다”고 안내하기도 했다. 이 회사 마케팅 담당자는 전날 대표에게 “우리 사람 것도 팔아보자”며 카톡 메시지를 보냈고 대표는 “우린 반려동물 전문 쇼핑몰인데 안돼”라고 정색해 웃음짓게 하기도 했다.
/강신우기자 seen@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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