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5살 먹은 소년이 어느 날 솔로몬의 지혜와 헤라클레스의 힘, 제우스의 권능을 모두 갖춘 슈퍼 히어로로 거듭난다면 어떨까.
DC코믹스 기반의 슈퍼 히어로 영화인 ‘샤잠!’은 이런 상상에서 출발한다. 어린 시절 잃어버린 엄마를 찾으며 위탁가정을 전전하는 냉소적인 소년 빌리 뱃슨(애셔 앤젤 분) 앞에 마법사가 나타난다. 마법사의 주문을 받아 슈퍼 히어로로 다시 태어난 빌리는 자신과 가족을 위협하는 악당인 시바나 박사에 맞서 싸운다.
영화는 선한 주인공과 못된 악당의 대결을 기본 구도로 삼는 슈퍼 히어로물의 공식을 충실히 따르면서도 러닝타임 내내 유쾌한 기운을 잃지 않는다. 몸은 근육질인데 얼굴과 영혼은 영락없는 소년인 주인공 캐릭터 덕분이다.
착하고 따뜻한 슈퍼 히어로 영화지만 핏줄과 상관없는 진정한 가족의 의미를 성찰하기도 한다. 빌리의 위탁가정에는 어느 가족이나 다름없는 온기가 흐르고 인종과 성격이 모두 다른 아이들은 서로를 가족으로 생각하며 진심으로 위한다. 혈연으로 이어져 있음에도 아버지와 형을 적대시하는 시바나 박사와는 정반대의 모습이다.
‘라이트 아웃’과 ‘애나벨: 인형의 주인’ 등 공포영화를 주로 연출한 데이비드 F. 샌드버그 감독이 메가폰을 잡았으며 북미 현지에서는 시사회 직후 “역대 DC 영화 중 ‘다크 나이트’(2008년) 이래 최고”라는 평가가 나왔다. 3일 개봉. /나윤석기자 nagija@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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