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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만 두고 美中 신경전…'군사 분쟁' 불지피나

대만에 첨단무기 수출 안한 美

관례 깨고 F16 사실상 판매 승인

지난달 대만해협서 군함 훈련도

中, 휴전선 너머로 전투기 보내

양안갈등, 일촉즉발 상황 치달아

中, 무력시위에 치중하겠지만

우발적 충돌 가능성 배제 못해





무역협상 타결을 코앞에 둔 미국과 중국이 이번에는 대만을 사이에 두고 본격적인 기싸움에 돌입했다. 대만을 핵심고리로 삼아 중국의 군사력 팽창을 억제하겠다는 미국의 의도와 독립을 요구하는 대만 현 정권의 의지가 맞아떨어지면서 미중 간 무역분쟁 다음에는 대만을 사이에 둔 군사분쟁이 벌어질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 중국은 대만 독립은 물론 독립을 위한 움직임도 절대 용납할 수 없다는 입장이어서 중국과 대만 간 우발적 충돌도 우려된다.

1일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 등에 따르면 전날 중국 공군 전투기 2대가 지난 2011년 이후 처음으로 대만해협의 휴전선으로 간주되는 중간선을 넘어섰다. 3월31일 오전11시께(현지시각) 대만 서남해역 상공을 침입한 중국 공군의 젠-11 전투기 4대 가운데 2대는 대만 전투기가 긴급 출동해 경고하자 돌아갔지만 나머지 2대는 10여분간 대만 상공에서 대치한 것으로 전해졌다. 대만 공군은 전투기를 추가로 보내 대응하고 지상부대 등도 긴급태세에 들어갔다. 대만 외교부도 당일 오후 트위터에 이 사실을 알리며 “대만해협의 오래된 암묵적 합의를 위반했다”고 강력히 반발했다.

이날 중국의 무력시위는 앞서 미국이 F-16 최신기종 60대를 대만에 판매하겠다고 사실상 승인했다는 보도가 나온 데 이은 사건이다. 미국이 대만에 전투기 등 공격용 첨단무기를 판매한 것은 1992년이 마지막이다. 이번에 무기 판매가 성사되면 그동안 중국의 반발을 우려해 대만의 요청을 거부해온 미국이 관례를 깨게 되는 셈이다. 미국은 지난달 24일에도 군함 2척이 ‘항해의 자유’ 훈련이라는 명목으로 대만해협을 통과하면서 이를 자국 영해로 간주하는 중국의 심기를 건드린 바 있다. 미 군함들은 올 들어 매달 주기적으로 대만해협에 진입하고 있다. 차이잉원 대만 총통은 지난달 27일 미국 하와이를 방문해 이례적으로 미국 장성을 만나기도 했다.



대만을 사이에 둔 미중 간 갈등은 올 초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새해 기념사에서 “대만과의 통일을 위해서라면 무력사용도 불사하겠다”고 발언하며 양안(중국과 대만) 긴장이 고조된 뒤 연일 불거지는 모양새다. 앞서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은 집권 후 곧바로 중국 압박을 위해 대만과의 관계강화에 나섰다. 2017년 2월 16년 만에 처음으로 대만 방산업체에 14억달러어치의 무기를 판매한 트럼프 정부는 올 3월 ‘대만여행법’에 서명하며 대만 공무원들도 미국 방문과 여행이 가능하도록 했다. 미중 무역전쟁 발발 이후에는 대만에 군함을 보내고 무기판매도 확대했다. 여기에 최근 양안 문제가 이전까지의 경제제재나 말다툼 수준이 아니라 실제 군사력이 동원되는 일촉즉발 상황으로 치닫자 트럼프 대통령과 차이잉원 정권 간 밀착에도 한층 속도가 나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이 미중 무역협상 타결이 임박한 상황에서 대만에 대량의 무기 판매를 추진하는 것은 경제적 이익은 물론 무역전쟁을 통해 중국의 경제적 부상을 막은 후 대만을 활용해 군사적 부상까지 견제하려는 의도로 풀이된다. 대만이 미국의 ‘불침항모’로 활용될 경우 중국 군사력은 태평양 쪽으로 한 발자국도 나갈 수 없다. 미 싱크탱크인 랜드연구소의 스콧 헤럴드 부국장은 블룸버그통신에 “F-16 전투기 몇 대로 대만이 중국을 상대할 수는 없겠지만 대만의 뒤에 미국이 있다는 정치적 효과는 확실할 것”이라고 말했다.

전문가들에 따르면 무역분쟁과 마찬가지로 대만을 사이에 두고서도 중국은 다소 불리한 입장이다. 미국으로서는 대량의 무기를 판매하다가 마지막 수단으로 미군을 대만에 주둔시키면서 ‘인계철선’으로 사용할 수 있지만 중국은 실제 군사적 침공이라는 극단적 상황을 배제한다면 일단 무력시위 외에 다른 수단이 없기 때문이다. 일각에서 무력시위 도중 중국과 대만 간 또는 미중 간 우발적 충돌로 확대될 수 있다는 경고가 나오는 것은 이 때문이다. SCMP는 “대만에 대한 미국의 군사지원이 중국의 급속한 군비증강으로 이어지면서 동아시아 정세를 불안하게 만들 위험성도 있다”고 지적했다. /베이징=최수문특파원 chsm@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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