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의 경고에도 불구하고 터키가 러시아제 S-400 지대공 미사일을 도입하기로 하자 미국이 터키에 판매하기로 한 F-35 전투기의 부품 인도를 중단했다.
로이터통신은 1일(현지시간) 미국 국방부는 이날 터키가 러시아제 S-400 지대공 미사일을 도입하기로 한 데 따른 대응조치로 터키에 판매할 F-35 전투기의 부품 인도를 중단했다고 밝혔다.
미국의 이런 움직임은 메블뤼트 차우쇼을루 터키 외무장관이 지난달 29일 러시아와 S-400 도입 계약을 체결하고 인도 절차를 논의하고 있다고 밝힌 지 사흘 만에 나온 것이다. 터키는 오는 7월 러시아로부터 S-400 미사일을 인수해 10월께 실전 배치할 계획이다.
찰스 서머스 주니어 미 국방부 대변인은 “미국은 터키의 S-400 미사일 도입을 받아들일 수 없음을 분명히 해왔다”며 “터키가 S-400 도입을 포기할 때까지 미국은 F-35의 부품 인도를 중단하고 해당 전투기의 작전능력과 관련한 활동을 중단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AP 통신은 올여름 터키에 공급하기로 한 F-35 전투기의 부품 인도 중단은 실제로 전투기 판매를 중단하기 위한 첫걸음이라고 평가했다.
미국은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 회원국인 터키가 S-400 미사일 도입을 재고하지 않을 경우 전투기를 비롯한 미국의 무기 체계를 박탈할 것이라고 경고해왔다.
다른 나토 회원국들도 러시아제 S-400 미사일이 동맹국의 무기 체계와 호환되지 않을 뿐 아니라 F-35 전투기에 위협이 될 수 있다며 이의를 제기해 왔다.
한편 미국은 터키에서 생산되고 있는 F-35 부품들을 대체할 수 있는 대안을 찾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로이터는 소식통을 인용해 “터키는 F-35의 동체 부분과 착륙 장치 및 조종석 디스플레이 등을 생산하고 있다”며 “미국은 이에 터키의 역할을 대체할 생산지를 찾고 있다”고 보도했다.
한편 당초 미국은 레이더에 거의 잡히지 않는 스텔스 전투기인 F-35 100대를 터키에 판매하기로 했으며, 오는 6월 터키에 F-35 2대를 인도할 계획이었다.
/노현섭기자 hit8129@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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