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치’ 박훈이 깊이 있는 연기로 극강의 몰입도를 선사했다.
지난 1일 방송된 SBS 월화드라마 ‘해치’에서 박훈은 연잉군 이금(정일우 분)의 든든한 조력자로 나선 달문의 신념과 결단을 묵직하게 풀어내며 흡인력을 높였다.
이금에게 역모의 죄를 뒤집어 씌워 그의 앞을 가로막는 밀풍군 이탄(정문성 분)의 신임과 증거를 얻기 위해 이중스파이가 된 달문. 달문과 이탄을 찾아온 이금, 대치한 세 사람의 모습은 첨예한 대립 구도를 이루며 긴장감을 증폭시켰다. 그런가 하면, 모든 상황이 끝난 후 발악하는 채윤영(배정화 분)을 붙잡는 장면에서 안타까운 달문의 마음은 깊은 울림을 선사했다. 돋보이는 지략으로 강렬한 인상을 남긴 박훈의 존재감은 가히 압도적이었다.
달문은 이탄에게 제안했다. 먼저 냉정하게 이금에 대한 이탄의 자격지심을 논하며 일침을 가했다. 이내 괘서를 통해 달문의 속내를 알아차린 이금이 왔고 세 사람은 대치하게 됐다. 달문과 이금은 서로 적대적인 것처럼 보였지만 서로만이 알아들을 수 있는 이야기를 전했고, 달문은 이금의 뜻을 확신했다. 이금이 떠나고 불안감에 사로잡힌 이탄에게 달문은 다시 한번 “군대감이 살아야 나도, 내 식솔도 살 수 있다고요. 아무런 정보도 주지 않는데 제가 뭘 할 수 있단 말입니까”라며 그를 흔들었다.
이탄의 정보를 알아낸 달문은 이탄과 독약을 거래했던 청국 상인들을 찾아갔다. 청국 상인이 물건을 배에 나르고 있는 조선인들에게 가학적인 발길질을 가하자 달문은 그 앞을 막아서며 격렬한 사투를 벌였다. 사투 끝에 청국 상인의 목을 겨눈 달문은 이탄의 역모에 대한 증언을 요구했다.
하지만 이 같이 긴박한 상황에서도 달문은 윤영을 놓을 수 없었다. 이탄이 떠나고 옷을 챙겨 나가려는 윤영을 붙잡은 달문은 “그만해. 윤복단! 너라도 살길을 찾아야 한단 말이야”라며 격렬하게 저항하는 윤영을 진정시키려 애썼다. 이어 이금이 들이닥치자 그는 윤영이 없었다는 거짓말을 했다. 윤영을 지켜주고 싶어하는 달문의 애틋한 모습은 보는 이들의 마음마저 먹먹하게 만들었다.
그간 달문은 이금의 든든한 뒷배였지만 윤영의 등장 이후 배신자로 돌아서는 듯 했다. 하지만 이중스파이로 활약, 이탄의 신임을 얻어 이금을 돕기 위해 삿대질 받고 목숨이 위협받는 와중에도 숨은 조력자로 제 몫을 해내며 시청자들의 이목을 집중시켰다.
여기에 박훈의 열연은 극의 완성도와 몰입감을 한층 끌어올렸다. 이탄과의 대화에서 단호한 어조, 단단한 눈빛 연기로 긴장감을 불어넣었고, 어긋난 사랑의 슬픔을 담아낸 처연한 연기는 시청자들의 먹먹한 울림을 자아냈다. 이렇듯 탄탄한 내공의 호연으로 또 한번의 인생캐를 예고하며 배우로서 자신의 저력을 드러낸 박훈. 과연 달문의 비극적인 운명이 어떻게 전개될지 더욱 기대케 한다.
한편, 박훈의 몰입도 높은 연기가 돋보이는 SBS ‘해치’는 매주 월, 화요일 밤 10시에 방송된다.
/김진선기자 sestar@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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