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최대 정보기술(IT) 회사인 소프트뱅크그룹이 개인투자자들을 상대로 5,000억엔(약 5조1,000억원) 규모의 회사채를 발행한다. 이는 일본 기업이 개인을 대상으로 발행하는 회사채로는 역대 최대 규모다.
2일 니혼게이자이신문에 따르면 소프트뱅크는 오는 15~25일 노무라증권 등 11개 증권사를 통해 연이율 1.3∼1.9%대의 6년 만기 회사채를 개인에게 판매할 방침이다. 상환기간은 오는 2025년 4월이다. 이번 회사채 발행으로 조달하는 자금은 지난 2014년 5월에 발행한 3,000억엔 규모의 5년물 회사채 상환 등에 활용할 계획이다.
잇단 기업 매수와 출자 등으로 자금 수요가 많은 소프트뱅크는 2017년 3월 4,000억엔, 지난해 6월 4,100억엔 규모의 회사채를 발행하는 등 개인투자자를 대상으로 적극적으로 자금을 조달해왔다. 지금까지 소프트뱅크가 인수합병(M&A) 등을 위해 발행한 회사채 규모는 대략 4조5,000억엔에 달한다.
■개인 대상 거액 발행 이유는
누적부채로 장기신용등급 낮아
기관투자 유치 제한에 방향 선회
日 저금리 속 1%대 이율도 매력
소프트뱅크가 개인투자자들을 상대로 잇달아 거액의 회사채 발행에 나서는 배경에는 회사가 처한 신용여건이 작용했다. 일본 신용평가사인 일본신용연구소는 소프트뱅크에 투자적격인 A- 등급을 매겼지만 글로벌 평가사인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는 잇단 M&A에 따른 부채 누적을 이유로 투기적 수준인 BB+ 등급을 부여하고 있다. 이처럼 신용등급 부진으로 국내 기관투자가들로부터 투자를 받는 데 제한이 생겨 막대한 자금 수요를 충족할 수 없게 되자 회사 측은 개인투자자를 겨냥한 회사채로 눈을 돌린 것이다.
게다가 1%대의 이율은 장기간 이어져 온 초저금리로 자금 운용에 어려움을 겪는 개인투자자들에게 매력적인 투자 요인이 된다.
니혼게이자이신문은 “과거 소프트뱅크는 개인투자자 응모가 쇄도해 급히 회사채 발행액을 늘린 적도 있다”며 “일본의 금리 하락 추세가 이어지는 상황에서 적잖은 수익률과 소프트뱅크라는 이름이 주는 힘이 개인투자자들의 이목을 집중시킬 것”이라고 내다봤다. /김민정기자 jeong@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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