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재인 대통령이 3일 경제계 원로들과 비공개 오찬 간담회를 연다. 경제지표가 악화하는 등 경고음이 커지자 원로들로부터 조언을 듣기 위한 것으로 풀이된다. 박승 전 한국은행 총재, 참여정부 때 기획예산처 장관을 지낸 박봉흠 전 청와대 정책실장, 역시 참여정부 공정거래위원장이었던 강철규 서울시립대 명예교수 등이 참석할 것으로 알려졌다.
2일 청와대에 따르면 문 대통령은 3일 청와대로 경제 원로들을 초청해 점심을 함께하며 간담회를 가질 예정이다. 주로 참여정부 때 경제부처장을 지낸 인사들이 참석할 것으로 전해졌다. 최근 경제지표가 악화하는 가운데 경제정책 전반에 대한 평가를 듣고 개선할 점을 경청하는 자리가 될 것으로 점쳐진다.
실제 경제를 둘러싼 안 좋은 신호들이 속속 감지되고 있다. 최근 통계청이 발표한 2월 산업활동동향을 보면 생산·소비·투자 등 3대 지표가 전월 대비 동반 하락했다. 세부적으로 전 산업생산은 1.9%, 소비는 0.5%, 설비투자는 무려 10.4%나 급감했다. 생산과 설비투자는 6년여 만에 최대 낙폭이었다. 수출 역시 3월까지 4개월 연속 감소세다.
문 대통령도 1일 시민사회단체와의 간담회에서 “소득주도성장이 지금 성공하고 있냐, 반드시 그렇게 말하자면 선을 긋듯이 말할 수는 없을지 모르겠다”고 말한 바 있다. 또 “고용된 노동자들의 소득 수준이 높아진 것은 틀림없는 성과”라면서도 “일자리가 늘어나는 게 상당히 둔화된 것이 사실이고 고용 밖에 있는 비근로자 가구의 소득이 낮아져 소득의 양극화를 해소하는 데 성공하지 못했다는 지적도 충분히 일리가 있다”고 평가했다. 전체적으로 소득주도성장 정책을 유지·강화하겠다는 취지의 발언이었지만 소득주도성장의 부작용을 자세히 언급하고 일부 인정한 것은 이례적이라는 평가가 나왔다.
/이태규기자 classic@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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