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018시즌 한국여자프로골프(KLPGA) 투어는 2강으로 시작해 2강으로 끝났다. 지난 시즌 초반에는 이정은(23·대방건설)-최혜진(20·롯데)이 양강 구도를 형성할 것이라는 당초 전망과 달리 이정은이 주춤하면서 흔들리는 모습을 보였다. 하지만 뒷심을 발휘한 이정은이 결국 상금왕과 최소타수상을 타고 최혜진이 대상(MVP)과 신인상을 받는 것으로 정리됐다. 중간에 최혜진과 오지현(23·KB금융그룹)의 새로운 2파전 흐름과 이후 이소영(22·롯데), 배선우(25·삼천리)의 가세로 타이틀 경쟁이 안갯속으로 빠져드는 시기도 있었지만 결말은 이정은과 최혜진이었다. 신인상 부문도 최혜진의 독주 전망 그대로였다.
이정은이 미국으로, 상금 2위 배선우가 일본으로 떠난 2019시즌의 여왕 경쟁은 자연스럽게 최혜진-오지현의 2파전이 점쳐진다. 새 시즌은 이미 해외에서 2개 대회를 치렀고 4일부터 나흘간 롯데스카이힐 제주CC(파72)에서 열리는 롯데렌터카 여자 오픈(총상금 6억원)이 세 번째 대회이자 국내 개막전이다. 겨울 훈련 뒤 치르는 첫 대회라 새 시즌의 본격적인 출발은 이번주부터라고 봐도 된다.
최혜진과 오지현 둘 다 지난해 화려한 시즌을 보냈지만 아쉬움도 적잖이 남겼다. 첫 대회부터 우승하며 신인 전관왕 기대를 부풀렸던 최혜진은 6월까지 2승을 올린 뒤로는 준우승 두 번과 3위 세 번에 만족해야 했다. 오지현도 8월까지 2승을 챙긴 뒤 가을에 주춤했다. “후반기에 체력이 떨어져 어려움을 겪었다”고 입을 모은 둘은 미국 전지훈련 동안 체력 보강을 1순위로 놓고 땀을 흘렸다. 최혜진은 “이정은 언니가 정규투어 2년 차 때 그랬던 것처럼 저도 2년 차에 전관왕을 해보고 싶다”고 독주 의지를 밝혀왔다. 특히 지난 시즌 놓친 상금왕과 최소타수상에 대한 의욕이 크다. 오지현은 시즌 3승 목표와 함께 “지난 시즌 주요 타이틀을 하나도 가져오지 못한 것은 아쉽다”는 말로 새 시즌 타이틀에 대한 욕심을 내비쳤다. 최혜진은 드라이버부터 퍼터까지 새 브랜드의 제품으로 전면 교체하고 새 시즌을 맞이한다. 지난 시즌 퍼트 1위의 오지현도 오랫동안 써왔던 퍼터 대신 신제품 퍼터로 승부수를 던졌다. 오지현은 최근 미국여자프로골프(LPGA) 투어 대회에 다녀오느라 국내 개막전을 쉬고 다음 대회부터 팬들을 만난다.
두 선수가 독주할 것이라는 전망이 서운한 이들도 있다. 다승왕(3승) 이소영, 장타여왕 김아림, 스윙 교정에 공들인 장하나, 일본에서 1년을 뛰고 돌아온 김해림 등은 최혜진-오지현의 2강 전망을 깨부술 후보들이다. 과거 이정은과 신인상을 다퉜던 이소영은 “체력은 자신 있다. 약점인 퍼트를 보완해 대상에 도전하겠다”고 했다. 평균 드라이버 샷 260야드의 김아림은 지난 시즌 후반기에 첫 승을 신고하며 알을 깨고 나왔다. 지난해 SK네트웍스·서울경제 레이디스 클래식에서 데뷔 첫 우승을 달성한 박결도 새 코치의 도움으로 비거리를 늘리는 데 집중하며 국내 개막전을 별러왔다.
신인왕은 조아연(19·볼빅)과 박현경(19·하나금융그룹)의 경쟁이 예상된다. 조아연은 시드전 1위, 박현경은 국내 72홀 최소타 기록(29언더파 259타) 보유자다. 하지만 신인왕 경쟁 역시 얼마든지 더 복잡해질 수 있다. 호주 아마추어 대회에서 두 차례 우승한 이가영, 아시안게임 단체전 은메달 임희정, 드라이버 샷 평균 스윙 스피드가 시속 100마일(약 161㎞)에 이르는 이수진, 2부 투어 상금왕 이승연, 아마추어로 US 여자 오픈을 경험했던 윤서현 등이 2파전에 금을 낼 채비를 마쳤다.
/양준호기자 miguel@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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