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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정권 바뀌어도 달라진 게 없다”는 절규 새겨들어라

문재인 대통령이 진보·보수를 망라한 80여개 시민사회단체 대표 100여명을 초청해 개최한 간담회에서 청년 대표가 눈물을 쏟았다. 1일 청와대에서 열린 간담회에 참석한 엄창환 전국청년네트워크 대표는 “정권이 바뀌었는데 청년정책은 달라진 게 없다”며 울먹였다. 그는 “정부가 청년의 삶 전반에 대해 진중하게 고민하는 모습을 찾아보기 힘들다”면서 “부처의 준비나 의지는 약하고 대처도 부족하다”고 말했다. 정권이 바뀌어도 변한 게 없다는 지적의 맥락과 속뜻에 대해 여러 해석이 가능하지만, 현 정부에 대한 누적된 불만으로 그가 울분을 토하게 됐다는 점은 분명하다.

이 자리에 참석한 한 시민단체 대표는 “촛불로 탄생한 정권이 기대에 못 미쳐 촛불에 탈 수 있다는 위기감으로 민심을 보살펴야 한다”는 쓴소리도 내놓았다. 진보적 시민단체들마저 비판의 목소리를 높이는 데 대해 청와대는 섭섭해할 수도 있다. 하지만 현실은 정부가 느끼는 것보다 훨씬 냉혹하다. 청년의 용돈을 보태주는 퍼주기 포퓰리즘에도 청년층의 현 정권 지지율이 크게 떨어지고 있는 현상은 정부 정책에 대한 근본적인 의문을 던진다.

극심한 고용불안에 따른 취업난 등으로 청년들의 절망감은 어느 때보다 깊다. 취업준비생 등을 포함한 사실상의 청년실업자 상태를 보여주는 15~29세 확장실업률은 2월 24.4%로 2015년 관련 통계 작성 이후 최고치를 기록했다. 한국경제연구원이 2일 발표한 지난해 고용동향을 보면 전체 고용률이 전년 대비 0.1% 떨어졌다. 글로벌 금융위기 후반기인 2009년 이후 9년 만에 첫 하락이다.



경제 실상이 이런데도 문 대통령은 “대체로 고용노동자의 소득이 높아진 것은 성과”라며 현실과 동떨어진 상황인식을 드러냈다. 청년에게 절실한 안정적 일자리를 위해서는 성장동력 확충에 힘을 실어야 한다. 쏟아지는 비판을 겸허히 받아들여 한계가 드러난 소득주도 성장 정책을 바로잡지 않으면 청년의 눈물과 한숨은 더 커질 수밖에 없다. 문 대통령이 시사한 보완해법은 미봉책일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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