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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청와대 간담회 정책변화 없으면 의미없다

문재인 대통령이 3일 박승 전 한국은행 총재, 전윤철 전 감사원장 등 경제계 원로들과 만났다. 경제상황 전반과 주요 경제현안에 대한 의견을 청취하기 위해서다. 이 자리에서 박 전 총재는 “정책목표 달성을 위한 수단이 필요한데 공급 측면에서 민간투자가 그 역할을 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고 당부했다. 전 전 감사원장도 “최저임금·52시간근로제에서 시장의 수용성을 감안할 것”을 주문했는데 대통령은 경청했다고 한다. 1일에도 대통령과 시민사회단체 대표 간 간담회에서 청년 대표가 고충을 토로하며 눈물을 흘렸다.

엄창환 전국청년네트워크 대표는 “정권이 바뀌었는데 청년정책은 달라진 게 없다”면서 “정부가 청년의 삶 전반에 대해 진중하게 고민하는 모습을 찾아보기 힘들다”고 비판했다. 그는 특히 “부처의 준비나 의지는 약하고 대처도 부족하다”고 지적했다. 이 자리에 참석한 한 시민단체 대표는 “촛불로 탄생한 정권이 기대에 못 미쳐 촛불에 탈 수 있다는 위기감으로 민심을 보살펴야 한다”는 조언도 내놓았다.

실상이 이런데도 문 대통령은 “소득주도 성장이란 말은 세계적으로 족보가 있는 이야기”라며 이미 한계가 드러난 정책을 수정하기는커녕 되레 힘을 실어주고 있으니 답답하다. 최저임금 인상, 비정규직의 정규직 전환 등으로 대표되는 소주성의 부작용은 생산·투자 부진, 자영업 몰락, 고용참사, 소득 양극화 등 여러 지표로 벌써 확인됐다. 특히 지난해 3·4분기 하위 20% 가구의 월 소득이 7.0% 줄고 상위 20%의 경우 8.8% 늘어난 것은 변명의 여지가 없다. 소주성이 소득격차를 줄일 것이라는 정부의 주장이 무색하다.



청와대는 그동안에도 각계 인사를 초청해 조언과 충고를 들었다지만 별로 달라진 게 없다. 정책기조에 변화가 없다는 말만 되풀이하고 있다. 정책에 반영할 생각 없이 간담회에서 말 그대로 경청만 했다는 얘기다. 오죽하면 “벽 보고 말한 것 같다”는 소리가 나오겠는가. 이번에는 달라야 한다. 청년과 경제계 원로 등에게서 연일 쏟아지는 쓴소리를 겸허하게 받아들여 정책 전반을 점검·손질하기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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