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립 70주년을 앞둔 ‘역사상 가장 성공적인 방위동맹’으로 평가 받는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의 옌스 스톨텐베르크 사무총장이 내부 갈등을 극복하고 러시아의 위협 등 도전에 맞서 방위비를 늘려야 한다고 강조했다.
3일(현지시간) 스톨텐베르크 사무총장은 이날 나토 창설 70주년을 맞아 미 의회에서 열린 상·하원 합동연설에서 “러시아는 여전히 주요한 위협 중의 하나”라며 러시아가 미국과 체결했던 중거리핵전력 조약(INF)를 위반했다고 지적하고 “시간이 없다. INF 준수로 복귀하라”고 말했다.
그는 “나토가 유럽에 지상 핵미사일을 배치할 의사가 없다”면서도 러시아에 대한 효과적 억제력을 제공하기 위해 필요한 조치들을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다만 그는 “우리는 새로운 군비 경쟁을 원하지 않는다. 새로운 냉전을 원하지 않는다”며 러시아와 더 좋은 관계를 유지하기 위해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트럼프 대통령이 주장해온 회원국 방위비 분담금 증액과 관련 스톨텐베르크 사무총장은 “회원국들이 지난 2년간 410억 달러를 국방비로 추가 지출하고 있다”며 내년 말까지 지출액이 1,000억 달러에 이를 것으로 전망했다.
그는 “그 돈은 첨단 전투기. 공격용 헬기, 미사일 방어, 감시용 드론을 포함해 군이 필요한 새로운 능력에 투자하도록 해줄 것”이라며 “이는 나토를 더 강하게 만들고 있다. 이건 유럽에도 좋고 미국에도 좋다”고 말했다.
그는 “나토는 강력한 동맹이지만 강한 동맹을 유지하기 위해서는 공정한 동맹이어야 한다”며 “회원국들은 방위에 더 많은 돈을 써야 한다. 이것은 트럼프 대통령의 분명한 메시지이며 이 메시지는 큰 영향을 주고 있다”고 말했다.
최근 존폐기로까지 나오는 등 나토의 내부 분열에 관해서도 언급했다.
스톨텐베르크는 “우리는 전례 없는 도전에 직면해 있다. 동반자 관계가 강한지에 대해 대서양 양쪽에서 질문을 받고 있다”면서 “우리는 과거 불화를 극복했다. 차이점이 있지만 극복해야 한다”며 결속을 강조했다.
이는 나토의 양대 축인 미국과 유럽이 방위비 분담 문제로 전례 없는 긴장 관계를 형성하고 있고 이밖에도 다양한 안보 사안을 놓고 크고 작은 견해 차이를 노출하는 상황을 염두에 두고 한 말로 분석되고 있다.
한편 마이크 펜스 미 부통령은 이날 열린 나토 70주년 관련 포럼에서 동맹국들이 방위비를 더 내야 한다면서 특히 “독일은 더 많은 것을 해야 한다”고 말했다고 AFP통신은 전했다. 나토 회원국들은 2024년까지 방위비 지출을 국내총생산(GDP)의 2%까지 끌어올리길 합의했지만 독일의 경우 2% 가이드라인을 밑도는 1.5%를 내겠다는 입장이다.
펜스 부통령은 러시아의 S-400 지대공 방공미사일 시스템 구매를 타진 중인 터키에 대해서는 이를 구매하지 말라고 경고하기도 했다.
/노현섭기자 hit8129@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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