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자사고 평가보고서 마감 시한을 하루 앞두고 학부모들이 집단행동에 나선데다 앞서 서울 자사고 교장단도 교육 당국이 설정한 최종 보고서 마감 시한을 거부한다는 입장을 정한 바 있어 양측의 갈등은 결국 파국으로 치닫는 모양새다.
서울 지역 자사고 학부모 모임인 ‘서울 자율형사립고 학부모 연합(자학연)’은 이날 오후3시께 서울 종로구 서울시교육청 앞에서 조희연 교육감과의 면담을 요구하는 시위를 벌였다. 앞서 자사고 학부모 2,500여명(집회 측 추산)은 광화문광장에서도 연합집회를 열고 “서울시교육청의 자사고 평가가 부당하게 진행되고 있다”며 자사고 평가 중단과 수정을 요구했다. 학부모들은 시교육청까지 침묵시위를 벌인 뒤 조 교육감과의 면담이 이뤄지지 않을 경우 추가 집회를 열겠다고 밝혔다. 이날 8대의 버스에 나눠 탄 경찰들이 교육청에 집결하고 일부 건물 출입구가 봉쇄되는 등 교육청 일대는 종일 긴장감에 휩싸였다.
학부모들이 이같이 집단행동에 나선 것은 교육청의 이번 평가를 결국 자사고를 없애겠다는 당국의 의사 표현으로 해석하기 때문이다. 실제 학부모들은 검은 티셔츠와 마스크를 착용한 채 시위에 임했다. 한 집회 참가자는 “교육청의 기준 점수를 상회할 자사고가 없는 것으로 알고 있다”며 “부당한 평가 기준은 철회돼야 한다”고 말했다. 다른 학부모도 “일반고교 교육이 무너졌음을 감안할 때 자사고는 막대한 비용의 사교육 없이도 원하는 대학에 갈 수 있는 사실상 유일한 통로”라며 “교육의 다양성을 막는 자사고 해체 시도는 중단돼야 한다”고 주장했다. /김희원기자 heewk@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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