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일 오후 속초시에 마련된 여러 대피소 중 하나인 예은요양원에는 63명의 어르신들이 대피해 들어와 있다. 이곳 요양원은 일반 가정들이 아닌 인근 요양원 4곳을 위한 쉼터가 됐다. 예은요양원 구난영 시설장은 “지난 밤 어르신들과 요양원 직원들 100여명이 긴박하게 들어와 직원들이 모두 밤을 새며 일을 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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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나 이곳에 급히 온 노인들 중 73세 어르신 한 명은 결국 사망한 것으로 알려졌다. 연기를 흡입하고 심리적 충격을 크게 받은 탓이다. 당시 지역 구급인력이 부족한 것을 알았던 요양원 직원들은 그를 직접 병원으로 이송하려 했지만 이미 늦은 것이다. 구 시설장은 “평소 지병이 있는 분이었는데 충격이 크셨던 것 같다”고 전했다.
한편 ㄱ요양원의 익명을 요구한 원장 A씨도 지난 밤 예은요양원으로 피신 오기 전 직접 화재 상황에 대처해야 했다고 말했다. A 원장은 “직원들이 불 바로 앞에 서서 물과 소화기를 뿌렸다”고 말했다. 불을 다 잡지 못한 채 A 원장과 직원들 및 어르신들은 전날 밤 11시 경 예은요양원에 도착했다.
ㄱ요양원의 어르신들은 원래 머물던 건물이 현재 창문들이 깨지고 곳곳이 불에 탄 상태라 언제 돌아갈지 알 수 없는 상태다. 예은요양원에서 어르신들의 점심식사를 돕고 있던 ㄱ요양원 한 직원은 “되도록 사흘 뒤에 복귀하려고 하는데 불에 탄 냄새가 아직도 진동하고 상황이 좋지 않아 지켜봐야 할 것”이라고 밝혔다./속초=손구민기자 kmsohn@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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