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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청와대 ‘무오류 도그마’가 문제다

문재인 정부의 청와대가 무오류(無誤謬) 도그마에 빠져 있다. 인사검증이나 경제·안보정책에서 잘못한 게 있어도 책임을 인정하지 않는다. 잘못하는 것보다 더 미운 것은 오류를 인정하지 않는 행태다. 국정 성적표가 좋지 않아도 바로 잘못을 인정하면 국민들의 화를 누그러뜨릴 수 있다. 그런데 현 정부는 정반대의 길, 즉 ‘불통’으로 가고 있다.

최근 장관 후보자 2명이 낙마해 문재인 정부 출범 이후 인사검증 부실로 중도 하차한 장·차관급 인사는 총 10여명에 이른다. 그럼에도 인사 라인인 조국 청와대 민정수석과 조현옥 인사수석은 건재하다. 노영민 청와대 비서실장은 4일 국회 운영위에 출석해 “인사 문제로 심려를 끼쳐드린 점에 대해 송구스럽게 생각한다”고 유감의 뜻을 표시했다. 그러나 그는 민정수석 경질 요구에 대해 “검증 과정의 오류보다는 검증의 한계라는 측면이 크다”면서 조 수석을 엄호했다. ‘검증 한계’가 있다면 그러한 장벽을 극복할 수 있도록 시스템을 보강해야 한다. 문 대통령도 수차례 인사 실패에 대해 잘못을 인정하거나 사과한 적이 없다.

문재인 정부는 소득주도 성장 정책이 득보다 실이 많은 것으로 드러났음에도 잘못을 인정하지 않는다. 청와대는 아직도 소득주도 성장 정책을 고수하겠다는 의지를 밝힌다. 다만 “일부 보완할 수 있다”는 얘기만 한다. 청와대가 ‘마이웨이’ 고집하는 데는 나름의 이유가 있을 것이다. 자칫 보수층뿐 아니라 진보층까지 등을 돌리면 국정운영의 동력이 사라질 수 있다는 우려를 가질 수 있다.



과거 김영삼·김대중 정부뿐 아니라 노무현 정부도 자주 잘못을 시인하고 시정했던 점을 기억해야 한다. 노 전 대통령은 2003년 10월 최도술 비서관 비자금 사건이 불거지자 “잘못이 있다면 제가 책임을 져야 한다”고 말한 적이 있다. 노 전 대통령은 2005년 1월 이기준 교육부총리에 대한 도덕성 의혹이 확산되자 5일 만에 낙마시키고 당시 박정규 민정수석과 정찬용 인사수석을 경질했다. ‘노무현 정신’을 계승했다는 문재인 정부는 화끈하게 오류를 인정했던 노 전 대통령에게 배워야 한다. 정권이 고집의 늪에 빠지면 선거에서 민심의 심판을 받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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