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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보실장 잡아뒀다" "양해 없었다"...화마에도 여야는 입씨름만

[산불 번지는데 '정의용 발목' 논란]

민주당 "재난컨트롤타워 못가게 해"

한국당 "심각성 잘 몰랐다" 맞대응

정치권 '재난 불감증' 여실히 보여줘

박지원 "이래서 국회가 욕먹는 것"





강원도 일대의 대형 산불로 5일 재난사태가 선포됐지만 국회는 ‘재난 불감증’을 여실히 보여주며 여야 정쟁에만 몰두하는 모습을 드러냈다. 이해찬 더불어민주당 대표와 황교안 자유한국당 대표 등 각 당 대표는 이날 피해현장을 찾았지만 정작 피해복구 비용을 추가경정예산안에 반영할지를 두고서는 기 싸움을 벌였다. 여기에 전날 열린 국회 운영위원회에 출석한 정의용 청와대 안보실장이 산불 대응을 할 수 있도록 조치하자는 민주당의 요구를 한국당이 반대했다는 논란까지 더해지며 여야 대립은 재난 수준으로 치달았다.

발단은 전날 운영위였다. 오후9시25분께 민주당은 정 실장을 청와대로 복귀시키자고 했다. 국가 재난 컨트롤타워를 맡고 있는 만큼 산불 대응부터 하게 하자는 취지였지만 한국당은 “한 번씩 질의할 때까지 국회에 남아달라”고 했다. 오후10시 민주당은 재차 정 실장 이석을 요구했다. 이에 정양석 한국당 의원은 “외교참사가 더 크다”고 맞받았다. 나경원 원내대표도 “고성 산불 부분도 그렇다. 정 실장을 빨리 보내고 싶다”면서도 “청와대 사람들을 보기 쉬운가”라며 정 실장 이석을 허용하지 않았다.

이를 두고 이틀째 여야는 ‘네 탓’ 공방을 벌였다. 민주당은 “재난 대비 책임자인 정 실장을 한국당이 국회에 묶어놓았다”고 했고 한국당은 “양해를 구하지 않았다”고 맞대응했다. 나 원내대표는 의원총회에서 “전날 오후7시45분께 운영위가 정회될 때까지 산불이 났다는 것을 알지 못했다”며 “전날 오후9시20분께 회의를 속개했고 그때까지 정 실장은 산불이 심각하다며 이석해야겠다고 양해를 구한 바가 전혀 없다”고 했다. 강원도 산불은 전날 오후7시17분 발생했다. 정 실장은 산불 발생 3시간이 지난 오후10시38분에 국회를 떠날 수 있었다.



이해찬(앞줄 왼쪽)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5일 대형 산불이 발생한 강원도 고성을 방문해 관계자들을 격려하고 있다. /사진제공=더불어민주당


황교안(오른쪽) 자유한국당 대표가 5일 대형 산불이 발생한 강원도 고성을 방문해 피해 지역을 둘러보고 있다. /사진제공=자유한국당


이날 현장을 찾은 이해찬 대표가 추경에 피해복구 비용을 반영하도록 하겠다고 발언한 것도 여야 대치의 원인이 됐다. 한국당은 예비비로 충분히 피해복구가 가능한데도 민주당이 추경 규모를 확대하려는 것이라고 비판했다. 당 대표들의 화재현장 방문 자체도 곱지 않은 시선을 받았다. 국회 행정안전위원회가 긴급 여야 간사회동을 갖고 화재수습에 방해가 되지 않게 현장방문을 하지 않기로 결정했는데도 정의당을 제외한 4당 대표가 모두 현장을 찾았다. 국가 재난 상황에서도 여야가 정쟁에 몰두하는 모습에 대해 박지원 민주평화당 의원은 한 라디오 프로그램과의 인터뷰에서 “이래서 우리 국회가 욕을 먹는다”며 자조 섞인 탄식을 했다.
/송종호기자 고성=하정연기자 joist1894@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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