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가 1·4분기 어닝쇼크를 기록했다. 삼성전자는 5일 올 1~3월에 매출 52조원, 영업이익 6조2,000억원을 올렸다고 공시했다. 1·4분기 매출은 전 분기보다 12.3%,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14.1%가 감소했다. 영업이익은 더 좋지 않다. 1·4분기 영업이익은 전 분기보다 42.6% 쪼그라들었고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는 무려 60.4%나 줄어들면서 6조원에 겨우 턱걸이했다. 삼성전자 영업이익이 10조원 밑으로 떨어진 것은 2017년 1·4분기 이후 2년 만에 처음이다. 삼성전자가 지난달 자율공시를 통해 실적이 시장 기대치에 미치지 못할 것이라고 예고하기는 했지만 막상 뚜껑을 열어본 결과는 당초 예상보다 더 좋지 않다. 이처럼 실적이 부진한 것은 글로벌 메모리반도체 시장이 하강국면에 접어든데다 디스플레이 패널 가격 하락이 겹쳤기 때문이다. 특히 반도체 슈퍼호황이 끝나자마자 실적이 급락했다는 점에서 그동안 숱하게 지적돼온 반도체 편중의 문제점이 현실로 드러났다. 일부에서는 올 하반기 반도체 시장의 수요 회복과 가격 반등을 점치는 시각도 있지만 기대대로 될지는 미지수다. 반도체 업황에 실적이 좌우되는 삼성전자의 사업구조를 다변화해야 한다는 목소리를 새겨들을 필요가 있다.
국내 법인세의 6%를 차지하는 삼성전자의 실적 쇼크는 개별기업 차원을 넘어 경제 전반에 미치는 영향이 적지 않다. 실적 부진으로 투자가 위축되면서 협력업체 등의 일자리 창출이 어려울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반도체 산업 하나에 나라 전체의 수출이 좌우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 이는 과거 핀란드 경제가 휴대폰 업황에 따라 오락가락한 데서도 잘 알 수 있다. 인공지능(AI)과 5세대 이동통신 시대를 맞아 새 성장동력 발굴에 적극 나서지 않을 경우 삼성전자는 물론 한국 경제의 하방 리스크도 커질 수 있다. 그런 면에서 삼성전자의 경쟁사인 애플이 얼마 전 TV 스트리밍 서비스를 포함한 다양한 내용의 사업계획을 발표하며 콘텐츠 기반 서비스 회사로의 변신을 선언한 점을 눈여겨봐야 한다. 급변하는 글로벌 기업환경에 선제 대응하지 못하고 기존 제품과 서비스에만 의존한다면 기업은 물론 국가 경제의 미래도 결코 장담할 수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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