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하 직원에게 "부장 말이 법", "재수없다" 말한 공공기관 간부, 법원 "해임 정당"

언어 폭력·성희롱 등으로 해임된 공단 중간 간부

법원 "직급 이용해 부하직원 인격권 침해"

자신보다 직급이 낮은 직원들에게 상습적으로 언어 폭력을 행사하고 성희롱을 했다는 이유 등으로 해임된 공공기관의 한 간부가 불복 소송을 제기했지만 법원에서 기각됐다.

7일 법조계에 따르면 서울행정법원 행정3부(박성규 부장판사)는 공공기관 부장 A씨가 중앙노동위원회를 상대로 ‘부당해고 구제 신청 기각 결정을 취소하라’며 낸 소송에서 A씨 패소로 판결했다.

A씨는 업무 과정에서 부하 직원에게 “부장 말이 법”이라며 강요하고, 직원들에게 “재수 없다”, “또라이”, “찌질이”라는 등 모욕적인 언사를 일삼았다. 또 회식 자리에서 여직원에게 러브샷을 강요하고, 업무를 함께 하는 남녀 직원에게 공개적으로 “둘이 사귀냐”고 말하기도 했다. 2017년 공단 인사위원회는 직장 내 괴롭힘과 성희롱, 조직 분위기 저해 등의 사유로 A씨에게 해임 통보를 했다.

자신에 대해 감사가 시작되자 직원들에게 진술 내용을 알려달라고 요구하거나, 이유 없이 돌아가며 직원들을 괴롭혀 조직 내 공포 분위기를 조성했다는 이유 등도 감안됐다.



A씨는 자신의 해임이 부당하다며 구제 신청을 냈지만 모두 기각되자 소송을 제기했다. 그는 “징계 사유가 객관적인 증거 없이 직원들의 진술에만 기초해 사실인정이 이뤄졌다”고 주장했다. 성희롱 의혹도 발언 경위나 전체적인 맥락을 보면 성희롱으로 보기 어렵다고 주장했다.

이에 대해 법원은 A씨의 징계 사유 중 상당 부분이 인정된다면서 해임이 정당하다고 판단했다. 재판부는 “자신의 지위를 이용해 주로 직급이 낮은 신입이나 여직원, 고용이 불안정한 비정규직을 상대로 인격권을 침해하는 발언을 하는 등 괴롭힘 행위를 해 그 비위 정도가 중하다”고 지적했다.

이어 재판부는 “직원들의 인격이나 정신적 건강, 근무 효율성에 미치는 부정적 영향도 상당했을 것으로 보인다”며 “직원들을 지휘·감독해야 할 중간관리자의 역할을 충실히 이행하고 직위에 걸맞은 수준의 책임과 능력을 보일 수 있다고 평가하기 어렵다”고 꼬집었다.
/백주연기자 [e-mail]