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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미정상회담 나흘 앞으로] 한미 비핵화 '빅딜 vs 굿이너프딜' 접점 찾을까

文대통령, 10일 워싱턴 출국

양국공조 과시·포괄적 합의 지지

제재완화보다 중재자 위상회복 방점

강경한 北은 11일 최고인민회의

文, 8일 박영선·김연철 임명할듯





하노이회담 결렬 이후 첫 한미정상회담이 오는 11일 미국 워싱턴DC에서 개최되는 가운데 이번 회담을 통해 양 정상이 한미 공조 균열 논란을 불식하고 북미 간 간극을 좁히는 중재안을 도출할 수 있을지 주목된다.

문재인 대통령은 이번 회담에서 무엇보다 한미 공조의 중요성을 강조하며 북핵 협상의 ‘중재자·촉진자’로서의 위상을 회복하는 데 주력할 것으로 보인다. 앞서 강경화 외교부 장관이 마이크 폼페이오 미 국무장관을 만나 미국의 ‘인도·태평양 전략’에 대한 협력 의지를 밝히고 미국을 다녀온 김현종 청와대 국가안보실 2차장이 “금강산과 개성 논의는 없었다”고 언급한 것은 다분히 미국을 의식한 행보로 풀이된다.

우리 정부는 이에 따라 이번 회담에서 북한 비핵화와 관련한 ‘포괄적 합의’에 동의하면서도 ‘단계적 이행’의 필요성에 대한 공감대를 형성하는 데 공을 들일 것으로 관측된다. 다만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과의 ‘좋은 관계’를 거듭 강조하면서도 ‘올바른 합의’의 필요성, 즉 비핵화 빅딜의 수용을 거세게 압박하고 있어 남북미 3자가 접점을 찾을 공간이 크지는 않아 보인다.

7일 청와대에 따르면 문 대통령은 10일 워싱턴DC로 출발해 11일(현지시간) 트럼프 대통령과 정상회담을 진행할 예정이다. 문 대통령은 앞서 지난 1일 수석보좌관회의에서 “이번 한미정상회담에서 트럼프 대통령과 북미 대화 재개와 한반도의 완전한 비핵화, 남북관계와 북미관계의 선순환 등 한반도 평화 프로세스를 진전시키기 위한 한미 간 공조 방안에 대해 깊은 논의를 하게 될 것”이라고 밝혔다.



우리 정부는 하노이회담 결렬 이후 비핵화 로드맵에 대한 합의는 포괄적으로 하되, 북한이 구체적인 조치를 하면 제재완화 등 보상을 해주는 ‘굿 이너프 딜’의 필요성을 강조해왔다. 청와대 고위관계자는 “의미 있는 비핵화 진전을 위해서는 한두 번의 연속적인 조기 수확이 필요하다. 이를 통해 상호 신뢰를 구축하고 최종 목표를 달성해야 한다”고 밝힌 바 있다. 완전한 비핵화의 로드맵이 필요하다는 미국의 주장에 동의하면서도, 단계적인 제재완화가 병행돼야 한다는 북한의 입장을 반영한 중재안으로 해석된다.

하지만 하노이회담을 기점으로 비핵화 빅딜론에 완전히 힘을 실은 트럼프 대통령이 이에 대해 어떤 입장을 내놓을지는 미지수다. 트럼프 대통령은 6일(현지시간) 네바다주 라스베이거스에서 열린 ‘공화당유대인연합회(RJC)’ 연례행사에서도 북미 협상과 관련해 “한 번의 협상(deal)에서는 걸어 나와야 했다”면서 “올바른 합의가 있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핵무기와 핵물질의 미국 이전, 모든 핵시설과 탄도미사일·생화학무기 프로그램의 해체 등을 요구하는 ‘빅딜’을 북한이 받아들여야 한다는 의미로 읽힌다. 이는 영변 핵시설을 중심으로만 비핵화 논의를 진행한 북한의 입장과 크게 차이가 난다.

이에 따라 이번 회담은 한미 정상이 굳건한 공조를 확인하고 북한의 포괄적 비핵화를 지지한다는 성명을 내놓는 선에서 마무리될 가능성이 클 것으로 관측된다. 우리 정부 입장에서는 ‘포괄적 합의’와 더불어 ‘단계적 이행’에 대한 트럼프 대통령의 지지 발언이 나오느냐가 회담의 성패를 좌우할 것으로 관측된다. 신범철 아산정책연구원 안보통일센터장은 “한국 정부는 한미정상회담에 앞서 이미 미국 친화적인 행보를 보이고 있다”며 “비핵화의 포괄적 합의와 단계적 이행을 지지한다는 선에서 한미정상회담이 무난히 마무리될 가능성이 크지만 정상회담 이후 북한을 설득하는 과제가 여전히 남아 있다”고 진단했다.

한편 문 대통령은 8일 박영선 중소벤처기업부 장관 후보자와 김연철 통일부 장관 후보자를 임명할 것으로 알려졌다. 한미정상회담에 앞서 개각 논란을 마무리 짓고 협상에 주력하겠다는 취지다. 북한은 한미정상회담이 열리는 11일 ‘김정은 체제 2기’의 시작으로 평가되는 최고인민회의를 개최한다. 이 회의에서 북측의 대미 메시지가 나올 가능성이 커 이번주가 향후 비핵화 협상의 분수령이 될 것으로 전망된다. /윤홍우기자 seoulbird@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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