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일 분당차병원에 따르면 67세 남성 안모씨는 지난해 10월 오른쪽 배 통증으로 서울의 한 대학병원을 찾았다가 간암 부위의 크기가 16㎝로 너무 커 수술이 불가능하다는 진단을 받았다. 유명 대학병원 4곳을 더 찾았지만 결과는 같았다. 16㎝나 되는 간암 부위를 절제하면 남은 간으로 기능을 발휘하기 어렵다. 절제 후 간부전으로 사망할 확률도 높아진다.
안씨는 인터넷에서 치료가 어려운 말기 암환자들이 분당차병원 다학제진료를 통해 건강을 되찾은 사례를 접하고 지난해 11월 분당차병원 이주호 소화기내과 교수에게 첫 진료를 받았다.
이 교수는 외과 최성훈, 방사선종양학과 신현수, 혈액종양내과 전홍재, 영상의학과 김대중 교수와 간암 다학제진료팀 회의를 열어 치료방법을 논의했다. 고선량의 방사선치료와 항암치료를 병행해 암의 크기를 줄인 뒤 절제수술을 하기로 치료계획을 세웠다. 2개월간의 항암·방사선 치료 후 안씨의 암 부위 크기는 9㎝로 줄었다.
이어 간암 세포에 영양을 공급하는 혈관을 막아 암이 있는 간 부위를 위축시키고 정상부위를 팽창시키는 간문맥색적술을 시행했다. 이어 올해 1월 18일 외과 최성훈 교수의 집도로 암 덩어리를 완전히 절제했고, 주요 혈관 및 잔존 간을 보존하는 수술을 마쳤다.
안씨는 수술 이후 건강한 상태로 회복 중이다. 안씨는 “5개월이 넘는 치료기간 동안 모든 의료진이 치료 방법과 과정을 알기 쉽게 설명해주고 안심시켜줘 치료에만 집중할 수 있었다”며 “현재 간암 재발방지를 위해 면역세포치료를 받고 있다”고 말했다.
이주호 교수는 “간암 환자는 간염·간경변증 등을 동반한 경우가 많아 간 기능이 저하되지 않도록 섬세한 관리가 필요하다”며 “악성종양의 크기·개수·기저질환, 간 기능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해 최적의 치료방법을 찾아야 하기 때문에 여러 진료과가 함께 환자를 진료하고 치료계획을 세우는 다학제진료가 효과적”이라고 말했다.
/임웅재기자 jaelim@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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