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 서울연극제는 공식 선정 작품으로 10편의 공연을 마련했다. 재연과 초연, 창작과 번역을 망라한 대한민국을 대표하는 쟁쟁한 작품들의 경연으로 펼쳐진다. 올해는 재연작 8작품(창작 4, 번역 4), 초연작 2작품(창작 1, 번역 1), 총 10개 작품이 선정되었으며 동시대에 대한 날카로운 시선과 발언, 다채로운 구성 방식으로 관객의 공감을 이끌어내며 많은 볼거리를 선사한다.
지춘성 서울연극협회 회장은 40회 서울연극제 개막에 앞서, “이 시대를 함께 성찰할 수 있는 시간을 만들어 가는 축제가 될 것이다”고 축제가 지향하는 방향에 대해 전했다.
서울연극제는 지난 2016년 철저한 계획과 뚜렷한 방향성을 목표로 임기 2년 예술감독제를 도입했다. 제2대 서울연극제 예술감독으로 선임된 남명렬 배우는 올해부터 내년까지 2년 동안 서울연극제를 이끌 예정이다. 그는 공식선정작 선정 과정에서 동시대에 대한 날카로운 시선과 발언을 유지하면서도, 이를 예술적으로 형식화하려는 시도들에 주목했고, “작품들의 이와 같은 노력이 관객의 동의와 관심의 대상이 되길 희망한다”고 밝혔다.
남명렬 예술감독은 “서울연극제가 많은 부침이 있었는데 이제 안정화된 것 같다”며 “공식 선정작은 현시대에 민감하게 질문을 던질 수 있고, 연극 예술적으로도 완성도 있는 작품을 만들 수 있는 극단이 어디일지 고민해 선정했다”고 설명했다.
이번 서울연극제 참가작은 극단 사개탐사의 ‘어떤 접경지역에서는’(연출 박혜선), 극단 바바서커스의 ‘댓글부대’(연출 이은진), 극단 적의 ‘단편소설집’ (연출 이곤), 극단 신세계의 공주들(연출 김수정), 라마플레이의 ‘집에 사는 몬스터’(연출 임지민), 극단 ETS의 ‘BENT’(연출 김혜리), 창작집단 LAS의 ‘대한민국난투극’(연출 이기쁨), 극단 대학로극장의 ‘중첩’(연출 이우천) , 몽씨어터의 ‘데모크라시’(연출 이동선), 극공작소 마방진의 ‘낙타상자’(연출 고선웅) 이 무대에 오른다.
극단 사개탐사의 ‘어떤 접경지역에서는’ 2018년 권리장전_분단국가 페스티벌을 통해 초연됐다. 박혜선 연출은 “ 8개월 뒤 남북통일이 된다는 가상을 배경으로 통일을 향한 기성세대와 젊은 세대의 우려와 갈등, 빈부격차 등을 이야기하는 작품이다” 며 “ 한층 가깝게 다가온 통일을 어떻게 맞이해야 하는가에 대해 질문을 던질 예정이다”고 연출의도에 대해 설명했다.
2016년 초연 당시 전회 매진을 기록했던 ‘단편소설집’은 2000년 퓰리처상 수상작가 도널드 마굴리스의 ‘상실과 자아찾기’라는 오랜 탐구가 응집된 작품이다. 대학로 대표배우 전국향과 2017년 영화 ‘더 킹’으로 청룡영화상, 대종상영화제, 백상예술대상 등에서 여우조연상을 휩쓴 김소진이 맡았다. 이곤 연출은 “사제 관계를 다루기 때문에 개인적 관계보다 사회적 관계 쪽으로 보여주는 작품이다” 며 “성공한 기성세대와 새롭게 진입하는 후세대의 이야기가 한국 사회 동시대적인 이슈와 맞물려서 보여 질 것이다”고 작품에 대해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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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식 선정작 10편 중 초연 창작극 중첩’도 눈에 띈다. 시간과 공간이, 의식과 무의식이, 현실과 비현실이 중첩되는 연극이다. 이우천 연출가는 “특별한 연출의도는 없다” 고 선을 그은 뒤, “이우천이 정말 하고 싶었던 작업이자, 말초적 감각에 의지해서 하고 싶은대로 무대 위에서 구현하는 작품이다”고 귀띔했다.
지난 2013년과 2014년 공연되어 관객과 평단으로부터 큰 관심과 호평을 ‘데모크라시’ 역시 5년만에 다시 무대에 오른다. 작품은 각자의 신념과 이상을 실현시키기 위해 분투하는 두 인물과 이들을 둘러싸고 분열하는 정치인들의 모습을 통해 ‘민주주의’라는 뜨거운 화두에 대해 성찰한다.
장강명 작가의 동명 소설을 원작으로 한 극단 바바서커스의 ‘댓글부대’도 기대작 중 하나. 이 작품을 공동연출한 심재욱 연출은 “2012년 국정원 대선 개입 이후 지금까지도 계속되고 있는 한국 사회의 인터넷 여론조작을 다루고 있다” 며 “장강명 작가의 빠르고 독한 작품이 연극과 만났다”며 관심을 당부했다.
‘조씨고아, 복수의 씨앗’으로 동아연극상, 대한민국 연극대상 등 주요 연극상을 휩쓸며 예술성과 대중성을 인정받은 고선웅 연출은 9년 만에 서울연극제 무대에 서게 됐다. 고선웅 연출은 번역극을 초연작으로 선보인다. 고 연출은 “낙타상자는 중국 소설을 바탕으로 한 연극인데 처음 읽다가 펑펑 울 정도로 가슴에 와닿아서 꼭 연극을 올려야겠다는 사명감을 느꼈다”며 “이번 연극이 절망하고 있는 이 시대 사람들과 공유하고 싶은 이야기이다”며 작품에 대한 특별한 애정을 전했다.
한편, 이번 서울연극제는 공식선정작 10편의 공연과 함께, 아르코예술극장 앞 포토존과 홍보부스 설치·운영하고, 시민과 배우가 함께하는 ‘희곡읽기’ 등 시민들이 함께 즐길 수 있는 프로그램과, 서울연극제의 지난 40년 역사를 되돌아보고, 현재와 미래를 마주보는 ‘학술제 & 토크콘서트’를 진행할 예정이다.
6월 2일 폐막식 때는 대상, 우수상, 연출상, 희곡상 등 총 9개 부문 시상이 이뤄진다. 100인의 관객평가단이 직접 뽑은 ‘관객평가단 인기상’도 주어진다.
/정다훈기자 sestar@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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