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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관 임명 후 무거워진 김연철의 '입'...이유는

취임 후 첫 출근 "나중에 말씀드리겠다" 신중한 모습

한미정상회담 앞두고 '제재' 강조 美 자극 피하려는듯

김 장관 대북관 비난 야권 반발 설득위한 행보 분석도

김연철 통일부 장관이 9일 오전 서울 광화문 정부서울청사에 출근하다 취재진 질문을 받고 있다./연합뉴스




취임 일성으로 남북경협을 강조한 김연철 통일부 장관이 오는 11일 열릴 한미정상회담을 앞두고 말을 아끼고 있다.

김 장관은 9일 서울 세종로 정부서울청사로 장관 임명 후 처음 출근하면서 기자들로부터 ‘평화가 곧 경제라고 하셨는데 개성공단과 금강산이 북미대화의 중재안이 될 수 있을 거라고 보시나’라는 질문을 받고 “정부 기본 방향에 대해 원칙적인 얘기라서 현안은 충분히 검토해서 말씀드리겠다”고 신중한 자세를 취했다.

‘남북관계에서 우선순위’와 북한 매체의 통일부 남북관계 계획 비판 등과 관련한 질문도 쏟아졌지만 김 장관은 “(나중에) 말씀드릴 기회가 있을 것 같다”며 즉답을 피해다.

국회 인사청문회 때부터 과거 박왕자씨 피살사건 관련 발언 등 자신의 대북관에 대한 야권의 거센 비판에 직면한 만큼 김 장관은 자신의 임명에 강하게 반발하고 있는 야권을 설득하기 위해서라도 최대한 언행을 조심하는 것으로 풀이된다.



통일부에 따르면 김 장관은 자신의 임명에 강하게 반발하고 있는 자유한국당·바른미래당 지도부와 면담을 추진하기 위해 노력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통일부 당국자는 이날 기자들과 만나 “한국당과 바른미래당과 (면담일정을) 협의중에 있다”며 “국회뿐 아니라 언론하고 소통을 원활히 하는 방향으로 그렇게 추진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김 장관의 신중한 행보에는 하노이 정상회담 노딜 이후 교착상태에 빠진 북미 관계도 영향을 줬을 것으로 보인다. 미국은 하노이 노딜 이후 북한에 대한 제재를 강조하고 있다. ‘린치핀’으로 상징되는 한미동맹의 특수성을 고려할 때 김 장관이 경협을 강조할 경우 미국과의 관계가 나빠질 수 있어 정치적 부담이 크다. 임박한 한미정상회담을 앞두고 제재를 강조하는 미국을 자극하지 않아야 된다는 정치적 고려도 반영된 것으로 보인다. 한편 북한은 김 장관 취임에 맞춰 대북제재 해제와 적극적인 남북 경협 추진을 압박하며 공세를 퍼부었다. 대남선전매체 우리민족끼리는 이날 ‘과연 현실성이 있는가’라는 제목의 논평에서 통일부의 ‘2019년도 남북관계발전 시행계획’을 언급하며 “내용을 면면이 뜯어보면 그야말로 아무런 현실성도 없는 말 공부질”이라고 비난했다.

통일부는 지난달 28일 남북관계 발전을 위한 범정부적 정책 추진 방향을 담은 ‘2019년도 남북관계발전 시행계획’을 국회에 보고했다. 시행계획에는 올해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의 서울 답방을 성공적으로 치르고, 남북정상회담과 남북 간 장관급 대화 채널인 고위급회담을 정례화하겠다는 내용 등이 포함됐다.
/박우인기자 wipark@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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