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내·여자친구·자녀·프로골퍼까지…. 미국프로골프(PGA) 투어 시즌 첫 메이저대회 마스터스의 개막 전일 행사인 파3 콘테스트에서는 선수보다 캐디가 주목받는 일이 많다. 파3 콘테스트는 대회장인 미국 조지아주 오거스타내셔널 골프클럽의 정규 코스 옆에 마련된 9개의 파3홀을 도는 마스터스의 전통 중 하나다.
11일(한국시간) 열린 올해 파3 콘테스트에 동반한 캐디 중에는 미국여자프로골프(LPGA) 투어에서 뛰는 모리야-에리야 쭈타누깐 자매가 눈길을 끌었다. 이들은 함께 끼라뎃 아피반랏(태국)의 캐디로 나섰다. 태국 선수로는 처음 미국 PGA 투어에 진출한 아피반랏과 어릴 때부터 친하게 지낸 인연이 있다. 언니 모리야가 골프백을 멨고 에리야는 퍼터를 들었다. 에리야는 이날 미국골프기자협회(GWAA)가 주는 2018년 최우수 여자 선수상을 받았다.
2017년 마스터스 챔피언 세르히오 가르시아(스페인)의 대학 골프부 출신 아내 앤절라는 9번홀에서 남편 대신 티샷을 그린에 올려 박수를 받았다. 동반 플레이를 펼친 ‘절친’들인 리키 파울러, 조던 스피스, 저스틴 토머스(이상 미국)는 빼어난 미모의 약혼녀를 캐디로 동반했다. 재미교포 케빈 나의 어린 딸 소피아는 캐디 옷을 입고 나와 귀여움을 뿜어냈다.
파3 콘테스트 우승은 맷 월리스(잉글랜드)가 노장 샌디 라일(스코틀랜드)과 5언더파 공동 선두로 마친 뒤 연장전 끝에 우승했다. 마스터스에 처음 출전한 월리스는 8번홀에서 파3 콘테스트 역대 100번째 홀인원까지 기록했지만 웃을 수만은 없었다. 지난 1960년부터 시작된 파3 콘테스트에서 우승한 선수가 마스터스 본 대회 우승을 차지한 적이 없는 징크스가 예외 없이 이어져 왔기 때문이다.
/박민영기자 mypark@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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