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일(현지시간) UOL 등 현지 언론들은 보우소나루 대통령이 전날 수도 브라질리아에서 농업부와 브라질농축산업협회(CNA)가 마련한 이슬람권 대사들과의 만찬에 참석했다고 보도했다. 애초 만찬은 테레자 크리스티나 농업장관이 주관할 예정이었으나 보우소나루 대통령이 뒤늦게 참석을 결정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날 만찬에는 41개국 대사들이 초청돼 36개국 대사들이 참석했다.
보우소나루 대통령은 만찬 자리에서 “브라질과 이슬람권의 무역 관계가 우정과 존중, 형제애의 관계로 발전하기를 바란다”며 “브라질은 모든 국가에 문을 열어놨다”고 말했다. 그는 또 “아랍 국가들을 방문할 계획”이라고 덧붙였다.
보우소나루 대통령의 만찬 참석은 그의 ‘친이스라엘’ 행보에 대한 이슬람권의 반감을 상쇄시키기 위한 것으로 풀이된다. 보우소나루 대통령은 이달 초 이스라엘을 방문해 베냐민 네타냐후 총리와 함께 유대인의 성지인 ‘통곡의 벽’을 찾는가 하면 예루살렘에 무역사무소를 설치하겠다고 밝히는 등 이스라엘에 우호적인 행보를 보여왔다. 이를 두고 팔레스타인 가자지구를 통치하는 무장 정파 하마스는 보우소나루 대통령의 행위가 “국제법에 위배된다”며 강하게 비난했다.
보우소나루 대통령은 이 같은 이슬람권의 반발이 무역에도 타격을 입힐 수 있다고 판단한 것으로 보인다. CNA가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지난해 이슬람권 국가에 대한 브라질산 농축산물 수출은 164억 달러를 기록했다. 브라질 무역의 상당 부분을 차지하는 이슬람권 국가들이 브라질에 대한 적대감을 키우자 이들을 달래기에 나섰다는 해석이 나온다. /전희윤기자 heeyoun@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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