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017년 말 소프트뱅크는 우버에 90억달러(약 10조2,500억원)를 투자하기로 했다. 최대주주로 올라선 소프트뱅크는 우버와 등기이사 두 자리를 받는 방안을 협상했다. 하지만 소프트뱅크 이사 자리는 아직 채워지지 않았고 앞으로도 그럴 것 같지 않다. 소프트뱅크와 우버 사이에는 무슨 일이 있었던 걸까.
사연은 이렇다. 10일(현지시간) 블룸버그에 따르면 소프트뱅크는 아직 미국 기업과 해외투자자의 거래에 대한 미국 당국의 승인을 받지 못했다. 소프트뱅크가 우버에 대규모 투자를 했고 투자자금이 1년 전에 송금됐지만 소프트뱅크는 승인작업을 끝내지 못했다.
지난해 연말까지 소프트뱅크는 이사지명을 위한 미국 당국의 검토신청을 하지 않았다. 이뿐만이 아니다. 소프트뱅크는 아직 미국 정부의 외국인투자심의위원회(Cfius)에 정식 서류를 내지도 않았다.
이 때문에 소프트뱅크는 코앞으로 다가온 우버의 기업공개(IPO)에서 영향력을 전혀 행사할 수 없게 됐다. IPO 시 투자차익은 얻을 수 있겠지만 90억달러나 투자하고도 이사회에 이사 한 명 보내지 못한다는 것은 소프트뱅크 입장에서 상당히 아플 수밖에 없는 부분이다. 블룸버그는 Cfius가 재무부에 의해 운영되는 강력한 힘을 가진 기관이라고 설명했다. 싱가포르 브로드컴의 퀄컴사 인수 추진을 무산시키는 데 핵심적인 역할을 한 곳이다.
이사회 진출을 위한 방법이 없는 것은 아니다. 현재 우버 이사진은 12명이고 아직 몇 자리는 채워지지 않았다. 블룸버그는 “기업공개 후에 이사들이 소프트뱅크 측 대표자를 뽑을 수는 있다”면서도 “그때는 주주들의 승인을 받아야만 할 것”이라고 했다.
/김영필기자 susopa@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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