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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팝컬처] JYP엔터, 바람 잘 날 없는 연예계? 우린 잘나가는 이유 '있지'

승리·정준영·마약 등 위기 속에도

엔터 대장주 등극·영업익 48% 껑충

트와이스·갓세븐 탄탄한 라인업에

컴백 스트레이키즈·신인 '있지' 강세

소속가수들 인성교육·관리도 한몫

중국인으로 구성된 보이스토리 이어

일본서도 걸그룹 추진...현지화 속도





연예계가 이토록 시끄러웠던 적이 있었나 싶을 정도다. 승리·정준영 카톡방 사태, 로버트 할리 등의 마약 사태까지 사건이 끊이지 않고 있다. 이는 엔터주의 위기로도 이어졌다. 승리의 전 소속사인 YG엔터테인먼트 주가가 폭락해 시가총액 1,100억원 이상이 증발하기도 했다. 하지만 JYP엔터테인먼트는 큰 타격을 피했다. 주가가 살짝 출렁이긴 했으나 연초 수준을 유지했고 최근 발표된 실적도 전년대비 급증한 것으로 나타났다. 소속 아티스트 중 구설수에 휘말린 이가 없는 데다 트와이스의 일본 돔 투어에 이은 월드 투어 소식, 신인 걸그룹 있지(ITZY)의 인기 상승 등 호재가 잇따르고 있기 때문이다. JYP의 강점은 꾸준한 인기의 걸그룹 트와이스를 중심으로 갓세븐(GOT7), 스트레이키즈, 데이식스부터 신인그룹 있지 등이 포진한 탄탄한 라인업이다. 여기에 인성 교육을 강조하는 회사 분위기와 소속 가수들을 각자의 색깔을 가진 진정한 아티스트로 키워내려는 인재 관리도 강점으로 꼽힌다. JYP는 더 나아가 중국, 일본에서 현지화 아이돌 그룹을 만드는 데에 집중하고 있다. 지난해 선보인 중국인 남자 아이돌 그룹 보이스토리에 이어 중국 현지화 그룹 1~2팀이 활동을 준비하고 있으며 내년에는 일본인으로만 구성된 걸그룹도 데뷔할 예정이다.

◇선후배 모두 탄탄한 아티스트 라인업= JYP는 지난해 처음으로 시가총액 1조원을 돌파했다. YG엔터테인먼트에 이어 SM엔터테인먼트까지 제치며 엔터테인먼트 대장주로 올라섰다. 실적도 좋다. JYP는 지난 3월 연결기준 지난해 영업이익이 287억원으로 전년보다 47.7% 증가했다. 이는 시장 전망치였던 277억원을 넘어선 것이다. 매출액은 1,248억원으로 22.1%, 당기순이익은 243억원으로 48.3% 각각 늘었다.

소속 아티스트들의 선전이 최대 호재였다. 인기를 이끌고 있는 팀은 역시 트와이스다. 트와이스는 최근 K팝 걸그룹 최초로 일본 돔 투어를 성공적으로 마쳤다. 지난달 교세라돔을 시작으로 오사카, 도쿄, 나고야 등 3개 도시서 5회 공연의 돔 투어를 펼쳤다. 22만 관객과 만나 해외 아티스트 사상 데뷔 후 최단기간 도쿄돔 입성, 일반 티켓 예매 오픈 1분여 만에 전회 매진이라는 K팝의 새 역사를 썼다. 오는 22일 국내 컴백 후에는 월드 투어가 예정돼 있다. 5월 25~26일 서울 콘서트를 시작으로 미국 4개 도시 포함, 전 세계 9개 도시에서 10회 단독 공연을 할 예정이다. 트와이스뿐 아니라 갓세븐(GOT7)과 데이식스도 꾸준히 인기를 이어가고 있다.

무엇보다 회사의 신성장동력이라고 할 수 있는 신인들이 눈에 띈다. 지난해 신인상을 휩쓸고 최근 컴백한 스트레이키즈도 좋은 성적을 내고 있다. 새 앨범 발매와 함께 미국 빌보드 ‘아티스트 100’ 차트에 최초 진입했다. ‘걸그룹의 명가’답게 신인 걸그룹 있지(ITZY)도 올해 대세 신인으로 자리매김했다. 있지는 K팝 데뷔 그룹 사상 최단기간 유튜브 뮤직비디오 1억 뷰 돌파, K팝 걸그룹 중 지상파 음악방송 최단기간 1위 기록을 세웠다.

◇인성교육·아티스트 육성 등 꼼꼼한 인재관리=승리·정준영 카톡방 사태에는 FT아일랜드 출신 최종훈, 에디킴, 로이킴 등 연예인들이 줄줄이 연루됐지만 JYP 소속 가수는 없었다. JYP는 소속 가수들에게 이성에 대한 매너, 식사 매너 등 다양한 예절과 인성교육을 강조하는 것으로 유명하다. JYP의 수장인 박진영 대표는 그동안 다양한 방송 프로그램에 출연해 연예계 생활을 하는데 인성을 갖추는 것이 얼마나 중요한지 강조해왔다. 박진영은 지금의 트와이스가 탄생한 엠넷 예능 프로그램인 ‘식스틴(sixteen)’에서 “JYP의 가수는 좋은 가수이기 전에 좋은 사람이었으면 좋겠다”며 진실, 성실, 겸손을 강조했다. 앞서 그는 “JYP 전 직원이 여자가 나오는 어떠한 술집에도 가지 않는다”고 밝혀 화제가 되기도 했다.



인성을 강조하는 것뿐만 아니라 소속 가수들을 자신만의 개성을 살린 아티스트로 성장시키려는 모습도 눈에 띈다. 아이돌 전문 웹진 아이돌로지의 미묘 편집장은 “JYP는 음악을 잘 만들고자 노력하는 회사로 전통적인 의미에서 음악가를 양성하는데 신경을 쓰는 것처럼 보인다”며 “유명 프로듀서만 기용해 곡을 받고 가수들에게 노래를 열심히 시키기보다 장기적으로 자기 색깔을 찾고 아티스트로 성장할 수 있게 관심을 많이 두고 있다”고 평했다.

일반 직원들의 만족도도 높은 편이다. 이전에 JYP에 몸담았던 한 직원은 “JYP에서 일했을 때 박진영 대표는 전혀 권위적이지 않았다”며 “회사가 전반적으로 수평적이고 말단 직원들의 말까지 놓치지 않고 들어주는 분위기가 있다”고 말했다. 1년 새 직원들의 연봉도 많이 올랐다. 기업보고서 분석 결과 JYP 직원 1인당 평균 연봉은 2017년 3,795만원에서 2018년 7,696만원으로 2배 이상 뛰었다.

박진영(오른쪽) JYP 대표와 소니뮤직 무라마츠 슌스케 대표 / 사진=JYP엔터테인먼트


◇다음은 중국·일본의 현지화 그룹 양성=박진영은 지난해 JYP의 미래 비전을 제시한 ‘JYP 2.0’ 강연에서 “1단계 K팝이 한국 콘텐츠의 수출, 2단계가 해외 인재를 발굴해 한국 아티스트들과 혼합하는 것이었다면 다음 단계는 해외에서 직접 인재를 육성하고 프로듀싱하는 것”이라며 현지화를 강조했다. JYP의 다음 목표는 현지화 그룹 양성이다. 대표적인 예가 JYP 중국법인 JYP차이나와 중국 텐센트뮤직엔터테인먼트그룹이 합작 설립한 신성엔터테인먼트를 통해 데뷔한 보이스토리다. 지난해 9월 중국에서 데뷔한 보이스토리는 탄탄하게 인기를 쌓아가고 있다. 데뷔곡이자 박진영이 작사·작곡한 곡 ‘이너프(Enough)’로 중국 음악사이트 QQ뮤직과 중국 최대 음악 전문 동영상 사이트 인위에타이에서 1위를 차지했으며, 지난달 29일 발매한 5번째 싱글 ‘오 마이 가쉬(Oh My Gosh)’도 발매 후 5일간 QQ뮤직 뮤직비디오 차트 1위 등 각종 차트 정상권에 올랐다.

JYP는 올해와 내년 중 중국 현지화 그룹 1~2팀을 추가로 데뷔시킬 예정이며, 내년 하반기에는 일본 최대 음반사인 소니뮤직과 협업해 일본인만으로 구성된 걸그룹을 선보인다. 지난 2월 박진영은 소니뮤직 대표와 공동 기자회견 자리에서 “한국과 일본의 두 가지 문화를 효과적으로 접목시켜 연습생들이 준비는 오랜 기간 철저히 하되 그 과정을 팬들에게 보여드릴 계획”이라며 “일본뿐만 아니라 전 세계에서 활약할 수 있는 글로벌 그룹을 목표로, 양사의 장점을 합쳐 최고의 결과를 만들 것”이라고 밝혔다. 대중문화평론가인 미묘 편집장은 “국내에서 기획하고 국내에서 활동하는 아티스트의 형태와 다른 새로운 도전”이라며 “익숙한 대중이 아닌 외국 대중을 주 타깃으로 설정해야 하고 여러 가지 도전 과제가 있는 상황에서 잘 해가고 있는 모습”이라고 말했다.
/김현진기자 stari@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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