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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권단체 "수단 대통령, ICC 재판받아야"

오마르 알 바시르 수단 대통령. /AFP연합뉴스




국제인권단체들이 아프리카 수단을 30년 동안 철권 통치하다가 군부 쿠데타로 실각한 오마르 알 바시르 수단 대통령에게 국제형사재판소(ICC) 출석을 요구하고 나섰다.

12일(현지시간) AFP통신 등에 따르면 인권단체 휴먼라이츠워치(HRW)는 이날 성명을 내고 쿠데타로 권력을 장악한 수단 군부가 알 바시르 대통령의 신병을 해외로 인도해야 한다고 밝혔다. HRW는 “알 바시르 대통령은 그동안 체포 및 법정 소환을 면했다”면서 “이번에 퇴진했기 때문에 ICC에서 재판을 받아야 한다”고 지적했다.

알 바시르 대통령은 1989년 쿠데타로 집권한 후 30년 동안 철권통치를 해온 인물이다. 그러나 전날 수도 하르툼에서 벌어진 군부 쿠데타로 실각하고 군에 체포됐다. ICC는 다르푸르 내전을 주도한 바시르를 집단학살, 전쟁범죄 등의 혐의가 있는 범죄자로 규정하고 있다. 다르푸르 내전은 2003년 수단 서부 다르푸르 지역의 자치권을 요구하는 기독교계 흑인 반군들과 정부의 무력충돌에서 시작했고 2010년 정부와 반군은 평화협정을 체결했다. 유엔은 다르푸르 내전으로 약 30만명이 사망하고 피란민 250만명이 발생한 것으로 추정했다.



ICC는 2009년과 2010년 각각 바시르에 대한 체포영장을 발부했지만 그를 붙잡지 못했다. ICC는 범인을 직접 체포할 수 있는 경찰력은 보유하지 않고 있다. 바시르는 그동안 외교활동으로 중국 등 ICC 비회원국을 주로 방문하면서 수배령을 피할 수 있었다. 바시르는 2015년에는 아프리카연합(AU) 정상회의 참석차 ICC 회원국인 남아프리카공화국을 방문했다가 출국금지 조치를 당했지만, 무사히 귀국했다. 국제기구의 요청이 있더라도 외교 관계를 고려할 때 국가 지도자를 체포하기는 현실적으로 쉽지 않기 때문이다.

그러나 바시르가 권력에서 쫓겨나면서 ICC 재판정에 설 개연성이 커진 것 아니냐는 관측이 나온다. 더욱이 권력을 잡은 군부가 바시르를 단죄하고 과거를 청산한다는 의미에서 ICC의 체포 요구에 협조할 수 있다. 물론 이와 반대로 수단 내 화합과 정국 안정을 이유로 바시르 처벌에 소극적인 태도를 보일 개연성도 있다. 수단 군부는 일단 바시르의 신병을 ICC에 인도하는 데 부정적 입장을 밝혔다. /김민정기자 jeong@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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