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의 민간 우주개발업체 스페이스X가 ‘팰컨 헤비’ 로켓을 이용한 첫 상업 비행에 성공했다.
11일(현지시간) AP·AFP 통신에 따르면, 사우디아라비아 통신위성 ‘아랍샛-6A’를 탑재한 팰컨 헤비 로켓은 이날 플로리다주 케이프 커내버럴의 케네디 우주센터 발사장을 이륙한 지 34분 만에 위성을 지구 상공 3만6,000㎞의 정지궤도에 진입시켰다.
팰컨 헤비 로켓은 스페이스X의 주력 로켓인 팰컨 9의 추진력을 대폭 늘린 개량형으로, 지난해 2월 첫 시험 비행을 통해 창업주인 일런 머스크의 스포츠카를 우주 공간에 쏘아 올린 바 있다. 시험비행 1년여 만에 이뤄진 2차 비행이자 첫 상업비행에도 성공함으로써 팰컨 헤비 로켓의 성능과 안전성은 거듭 입증된 셈이다. 발사 대행을 의뢰한 고객은 사우디의 통신회사 아랍샛이었다.
첫 상업비행은 당초 9일로 예정돼 있었으나 강풍으로 인해 하루 연기됐다. 팰컨 헤비 로켓은 오렌지색 화염을 내뿜으며 청명한 하늘로 치솟았고 발사장에 몰려든 관객들은 환호성과 함께 우렁찬 박수를 보냈다. 이륙 8분 만에 1단계 추진체 2기가 분리돼 나란히 육상 발사장에 안착했고, 주력 부스터도 2분 뒤 수백 마일 떨어진 해상의 바지선에 내려앉아 스페이스X 직원들을 크게 고무시켰다.
추진체 3개를 한꺼번에 회수한 것도 사상 처음이다. 시험 비행에서는 주력 부스터를 회수치 못했었다. 스페이스X는 비용 절감을 위해 로켓 부품 회수에 상당한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종전의 로켓들이 이륙 과정에서 분리된 부스터를 해상에 그대로 폐기하는 것과는 대조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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팰컨 헤비 로켓은 팰컨9의 최신 제품인 블록5 3기를 묶은 것으로, 추진력이 팰컨9보다 3배나 강하다. 부스터당 9기, 총 27기의 엔진을 장착해 제트 여객기 10여 대와 맞먹는 510만파운드의 추진력을 확보한다는 것이 스페이스X의 설명이다.
스페이스X는 성능을 인정받은 덕분에 이미 미국 국방부와 민간기업들과 여러 건의 발사 대행 계약을 맺은 상태이며, 미국 항공우주국(NASA)도 내년으로 계획한 무인 달 탐사선 발사에 팰컨 헤비 로켓 사용을 검토하고 있다
팰컨 헤비 로켓의 3차 비행은 올해 말로, 미국 공군이 의뢰한 정찰 위성이 수하물이다.
/이재유기자 0301@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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