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윈(馬雲) 알리바바 회장이 오전 9시부터 밤 9시까지 주6일 근무를 뜻하는 ‘996’ 근무 행태가 중국 거대 기술기업들의 성장에 도움이 되었다고 밝혔다.
13일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에 따르면 마 회장은 지난 11일 알리바바의 내부 행사에서 “만일 당신이 젊었을 때 996을 하지 않으면 언제 하겠느냐”며 “996을 해 보지 않은 인생이 자랑스럽다고 할 수 있겠는가”라고 말했다. ‘996’ 근무형태는 중국의 정보통신(IT) 분야 근로자들의 보상 없는 상시적인 연장 근무 관행을 뜻한다. 고속 성장 중인 중국의 IT 기업들에서는 장시간 초과 근무가 일상화되어 있다.
그는 “알리바바와 함께하려면 당신은 하루에 12시간을 일할 준비가 되어 있어야 한다”며 “우리는 하루에 편안하게 8시간을 일하려고 하는 이들은 필요가 없다”고 강조했다.
하지만 ‘996’ 근로 문화에 대한 반감이 크게 확산하는 가운데 마 회장이 이를 옹호하고 나서자 중국 인터넷에서는 마 회장에 대한 비판이 쏟아지고 있다. 한 누리꾼은 웨이보(微博·중국판 트위터)에서 “베일을 벗고 자본가로서의 본질을 드러냈다”고 지적했고, 또 다른 누리꾼도 “996은 위법이다”라고 비난했다.
최근 중국에서는 한 프로그래머가 코드 공유 플랫폼 ‘GitHub’에 ‘996.ICU’라는 페이지를 개설해 20만 건이 넘는 ‘별’을 받는 등 큰 호응을 얻기도 했다. ‘996.ICU’라는 이름은 ‘996 근무제를 따라 일하다가는 병원의 중환자실(ICU)에 간다’는 의미다.
한편 중국 노동법에 따르면 근로자들의 업무 시간은 하루 평균 8시간, 주 44시간을 초과해서는 안된다. 회사 측과의 협의를 거쳐 시간을 연장할 수는 있지만 시간 외 근무가 하루 3시간 또는 한 달에 36시간을 넘지 않아야 한다.
/박동휘기자 slypdh@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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