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말에 늦잠을 자면 삶의 질이 향상된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서울대병원이 운영하는 서울특별시보라매병원 가정의학과 오범조 교수와 제주대병원 오윤환 교수 공동 연구팀은 2016년 국민건강영양조사(KNHANES)에 참여한 성인 4,871명을 대상으로 수면시간과 삶의 질을 종합적으로 분석한 결과 이같이 나타났다고 13일 밝혔다. 이 연구결과는 국제학술지 ‘의학’(Medicine)에 실렸다.
전체 조사 대상자의 44.2%가 주말에 잠을 보충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들의 평일 평균 수면시간은 6.68시간으로 주말에 잠을 보충하지 않는 이들보다 0.58시간 적게 잠을 잤다. 반면 주말에 잠을 보충하는 그룹의 주말 평균 수면시간은 8.43시간으로 집계돼 주말에 잠을 보충하지 않는 그룹보다 1.4시간 더 많았다.
공동 연구팀은 건강 관련 삶의 질을 △운동능력 △자기관리 △평소활동 △통증·불편 △불안·우울 5가지로 측정하는 ‘EQ-5D’ 척도를 사용해 수면시간에 따른 주관적 삶의 질을 계량화했다. 이어 부족한 수면시간을 주말에 보충할 경우 삶의 질에 어떤변화가 나타나는지를 연구했다.
연구팀이 제시한 5가지 평가지표에서 문제를 겪고 있다는 응답은 주말에 잠을 보충하지 않는 그룹이 주말에 잠을 보충하는 그룹보다 모두 높았다. 지표별로 살펴보면 운동능력의 경우 주말에 잠을 보충하는 그룹에서는 4.5%(113명)만 문제가 있다고 답했지만, 수면을 보충하지 않는 그룹에서는 그 비율이 10.2%(364명)로 2배 이상 많았다. 같은 비교 조건으로 자기관리(0.7% vs 2.5%), 평소활동(1.8% vs 5.4%), 통증·불편(14.4% vs 18.8%), 불안·우울(6.2% vs 8.5%)도 비슷한 양상을 보였다. 이에 주말에 수면을 보충하지 않는 사람에게 5가지 평가지표에 문제가 생길 위험도(OR)가 최대 1.63배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오범조 교수는 “주말에 밀린 잠을 자는 게 한국 성인들의 삶의 질 측면에서 볼 때 더 이롭다는 점을 확인한 데 의미가 있는 연구”라며 “평소 7시간 미만으로 잠을 자거나, 늦게 취침하는 경우라면 주말에 수면을 보충함으로써 하루 평균 7시간에 근접하도록 하면 건강상의 이득을 얻을 수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박동휘기자 slypdh@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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