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총리는 이날 세종 정부세종컨벤션센터에서 열린 제5회 국민안전의 날 국민안전다짐대회에 참석해 세월호 참사 진실 규명 방해 세력을 향해 우려와 경고의 목소리를 냈다.
이 총리는 먼저 “오늘이 세월호 참사 5주년”이라며 “그날 아침의 기억이 우리 모두에게 지금도 선명하다”고 아픈 기억을 다시 떠올렸다.
이 총리는 “세월호 참사로 희생되신 삼백네 분의 명복을 빈다”고 희생자를 먼저 추모했다. 또 살아남은 자의 무게를 견디고 있는 유가족과 생존 피해자들을 향해서도 “형언할 수 없는 슬픔을 견디고 계신 유가족 여러분께 위로의 마음을 전한다”며 “그날의 충격을 힘겹게 이겨내시는 생존 피해자와 가족, 단원고 학생들께도 위로를 드린다”고 말했다.
이 총리는 “그날부터 5년이 흘렀지만, 유가족과 생존 피해자의 슬픔과 아픔은 흘러가지 않았다”며 “더구나 참사의 진상이 아직도 완전히 규명되지 못했다”고 지적했다. 이어 이 총리는 “특별조사위원회가 진실을 제대로 밝혀낼지에 대한 걱정마저 생기고 있다”며 “진실규명을 방해하는 움직임이 음습하게 또는 노골적으로 계속되고 있다”고 말했다.
이 총리는 특별조사위원회에 이들 세력에게 굴복하지 말라고 당부했다. 이 총리는 “진상을 철저히 규명하기를 요망한다”며 “일부 세력은 진실규명 방해를 멈추고, 진상조사에 협력하라”고 말했다.
온전한 진상 규명이 세월호 문제의 마침표라는 점도 강조했다. 이 총리는 “진상이 온전히 규명되고 책임소재가 확실히 가려지지 않는 한, 세월호 문제는 끝나지 못한다”며 “세월호 참사의 진실을 덮어두는 한, 그 참사는 훗날을 위한 교훈이 되기 어렵다. 그것을 우리는 알아야 한다”고 말했다.
이 총리는 세월호 참사가 우리에게 남긴 숙제도 언급했다. 이 총리는 “세월호 참사는 우리 사회에 크나큰 고통을 줬다”며 “동시에 생명과 안전에 대한 범국민적 경각심을 불러일으켰다”고 말했다.
아울러 사회적으로 안전 문제에 대한 관심과 국민의 안전의식 수준이 높아지긴 했지만 여전히 부족한 점이 많다는 점도 지적했다. 이 총리는 “서울 세브란스 병원 화재, 남양주 찜질방 화재, 천안 차암 초등학교 화재에서는 피해자가 없었다”며 “제천 스포츠센터 화재와 밀양 병원 화재 등은 아쉬움과 과제를 남겼다”고 되돌아봤다. 마지막으로 이 총리는 “안전한 대한민국은 충분히 실현 가능하다고 저는 지난 2년의 경험에서 확신하게 됐다”며 “국민과 지자체와 정부가 모두 함께 노력하자”고 강조했다.
이 총리는 이날 안전대회에 앞서 국무회의에서도 모두 발언을 통해 세월호 참사 5주년을 가장 먼저 언급했다. 또 이 자리에서 “세월호 희생자들을 기억하기 위한 공원 조성 등 추모사업을 지자체와 함께 유가족과 지역주민의 의견을 모아 차질 없이 수행해주길 바란다”며 “세월호 희생자 추모와 안전문화 확산을 위해 올해 2월 발족한 4.16 재단이 잘 운영되도록 관계부처가 도와줄 것”을 지시했다.
한편 이 총리는 그간 세월호 수습과 희생자 및 유가족을 각별하게 챙겨왔다. 2014년 4월 세월호 참사 발생 3개월 후인 같은 해 7월 전남지사로 취임해 지자체 수장으로서 진도 팽목항에서 열린 세월호 참사 1~3주기 추모식에 모두 참석했다. 전남지사 취임 직후 “진도 팽목항에 세월호 희생자 추모공원을 조성해 ‘통곡의 항구’ 팽목을 ‘안전 대한민국의 출발항’으로 만들어야 한다”고 중앙 정부에 건의했고, 2017년 5월 국무총리 후보자로 지명되면서 전남을 떠나게 됐을 때는 퇴임식 직전 목포 신항을 찾아 미수습자 가족을 별도로 위로하기도 했다.
지난 해 세월호 참사 4주기 당시 안산 화랑유원지 영결·추도식엔 정부 대표로 참석해 “대한민국 현대사에서 가장 아픈 날의 하나 4월 16일”이라며 희생자들의 명복을 빌었다. 아울러 이 총리는 “세월호의 희생이 헛되지 않도록, 안전 대한민국을 기필코 건설하겠다”고 약속했다.
이 총리는 5주기를 맞은 올해는 경기 안산이나 전남 진도 팽목항 세월호 추모식엔 참석하지 않는다. 대신 세종에서 국민안전의 날 국민안전 다짐대회를 열었다. 세월호의 교훈을 새기는 동시에 현 정부 국정 키워드 중 하나인 ‘안전 국가’ 강조를 위해서다.
/정영현기자 yhchung@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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