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윤근(61) 주 러시아 대사가 취업알선 명목으로 1,000만원을 받았다고 주장해온 건설업자가 법원에 재정신청했다. 앞서 검찰이 우 대사에게 무혐의 처분을 내리자 이에 불복해 법원의 판단을 요청한 것이다.
16일 법조계에 따르면 부동산개발업체 C사 대표 장모 씨는 이날 오후 서울중앙지방법원에 재정신청을 했다. 재정신청은 고소·고발에 대한 검찰의 불기소 처분이 적절한지 다시 판단해달라고 법원에 요청하는 절차다.
장씨는 지난 2009년 4월, 국회의원이던 우 대사가 “조카를 포스코건설에 취업시켜주겠다”며 두 차례에 걸쳐 1,000만원을 받았으나, 조카 취업이 이뤄지지 않았다고 주장하며 올해 1월 우 대사를 사기 혐의로 고소했다. 장씨는 우 대사 측이 선거에 문제가 생길까 봐 20대 총선을 일주일 앞둔 2016년 4월 자신에게 1,000만원을 돌려줬다고 주장해왔다.
장씨는 우 대사 측근이 김찬경 전 미래저축은행 회장으로부터 저축은행 수사를 무마할 로비자금으로 1억2,000만원을 받았고, 이 중 1억원이 우 대사에게 전달됐다며 우 대사를 ‘제3자 뇌물수수’ 혐의로도 고발했다.
이에 대해 검찰은 지난해 말 청와대 특별감찰반원이던 김태우 전 검찰 수사관의 폭로 이후 수사를 진행했지만, 혐의를 입증할 증거가 부족하다고 판단하고 지난 8일 우 대사를 무혐의 처분했다.
장씨는 “우 대사 측이 돈을 돌려준 근거도 있고, 녹취록도 있는데 검찰이 불기소 처분을 내렸다”며 “도대체 어떤 증거를 더 제시해야 하는지 모르겠다. 검찰이 봐주기 수사를 하는 것 같아 씁쓸하다”고 말했다.
우 대사 측은 장씨에게 1,000만원을 준 것은 장씨가 선거캠프에 찾아와 피켓시위를 하겠다고 협박해 차용증을 받고 빌려준 것이라고 설명해왔다. 또 녹취록은 장씨가 특정 답변을 유도하기 위한 의도적 대화를 하고 이를 녹취한 것이라고 밝혔다.
/백주연기자 nice89@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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