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뉴욕의 자연사박물관에서 브라질-미국 상공회의소가 주최하는 ‘올해의 인물’ 시상 행사 개최를 취소한 것과 관련 , 브라질 대통령실과 미국 뉴욕시장이 소셜미디어(SNS)를 통해 날 선 공방을 벌였다.
16일(현지시간) 미국 민주당 소속의 빌 더블라지오 뉴욕시장은 이날 SNS에 “행사를 취소한 뉴욕 자연사박물관 측에 감사한다”고 밝혔다고 브라질 언론이 전했다. 더블라지오 시장은 “보우소나루는 위험한 인종차별주의자·동성애 혐오자이며, 그의 파괴적 결정은 우리 지구의 미래에 엄청난 영향을 미칠 것”이라면서 “뉴욕 시민의 이름으로 행사를 취소한 자연사박물관 측에 감사의 뜻을 표한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브라질 대통령실의 펠리피 마르친스 국제문제보좌관은 더블라지오 시장을 ‘두더지 같은 인물’로 일컬으며 “중남미의 반미·반독재 무장 혁명단체인 산디니스타 민족해방전선(FSLN)과 협력한 의혹이 있고 옛 소련을 본받아야 할 모델로 평가한 그가 보우소나루 대통령을 비난하는 것이 전혀 놀랍지 않다”고 반박했다.
앞서 자연사박물관은 다음달 14일로 예정된 보우소나루 대통령에 대한 올해의 인물상 수여행사를 개최하지 않기로 했다고 13일 밝혔다. 박물관 측은 “브라질-미국 상공회의소 행사를 위한 최적의 장소가 아니라는 지적에 동의한다”면서 “이 전통의 행사는 원래 정해진 날짜와 시간에 다른 장소에서 열릴 것”이라고 말했다. 양국 관계 발전에 기여한 것으로 평가되는 인사를 1명씩 선정해 수상하는 해당 행사는 1970년부터 상공회의소 주최로 뉴욕 자연사박물관에서 열리고 있다.
올해 행사는 뉴욕 자연사박물관에서 개최를 거부함에 따라 어디에서 열릴 것인지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15일 뉴욕타임즈(NYT)는 “행사가 어디에서 열릴지는 불투명하다”고 보도했으나, 상공회의소 측은 홈페이지를 통해 행사가 “곧 발표될 더 큰 장소”에서 개최될 것이라고 언급했다.
올해는 브라질 측에서 보우소나루 대통령이 수상자로 선정됐으나 미국 측 인사는 아직 정해지지 않았다. 일부에서는 마이크 폼페이오 국무장관이 수상자가 될 것으로 보고 있다. 앞서 브라질의 한 신문은 보우소나루 대통령 정부의 아마존 열대우림 개발 정책에 대한 항의 차원에서 박물관이 행사를 취소한 것으로 보인다고 전했다.
/신화 인턴기자 hbshin1207@sedaily.com
<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