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회 과학기술정보통신위원회 회의실에서 17일 열린 KT 청문회에서 아현국사 통신구 화재 사고 조사를 둘러싼 조직적 방해·불출석 협박 등 의혹이 제기됐다.
박선숙 바른미래당 의원은 이날 KT 공청회에서 “소방청이 자료를 요청했을 때 본사 승인이 필요하다고 하는 등 KT가 화재 조사를 조직적이고 의도적으로 방해했다고 본다”고 지적했다. 특히 이 같은 조사 지연이나 방해는 공무집행방해에 해당해 상임위원회 차원에서 KT를 고발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에 대해 참고인으로 출석한 화재조사 책임자 윤영재 소방청 소방령도 “일부 조사 관련 방해를 느꼈다. 자료 제출 5건을 요청했는데, 빠른 것은 1일, 늦은 것은 20일이 걸렸다”며 박 의원 주장을 뒷받침했다.
아울러 청문회에 KT 하청업체 직원이 불출석한 것을 두고 KT 협박에 따른 게 아니냐는 의혹도 나왔다.
김종훈 민중당 의원은 “KT가 김모 참고인에게 청문회에 출석하면 하청 계약에서 탈락시키겠다는 협박을 한 것으로 보인다”고 주장했다. 김성수 더불어민주당 의원도 “KT가 황창규 회장 명의도 협력업체에 ‘KT 이미지 실추 등으로 인해 협력사 평가 시 불이익을 받지 않도록 주의하라’는 공문을 보냈다”고 지적했다. 다만 황 회장은 “공문에 대해서도 일반적 안내였고, 맨홀과 관련한 것이 아니어서 (이번 청문회와) 관계가 없다는 보고를 받았다”고 해명했다.
이날 KT 청문회는 유영민 화학기술정보통신부 장관이 ‘문재인 대통령의 중앙아시아 3개국 순방에 동행해야 한다’며 참석하지 않으면서 그의 출석을 두고 한때 여야간 공방이 이어졌다. 자유한국당이 강력히 반발하며 청문회 연기 등 요청이 있기도 했으나 결국 정상적으로 이뤄졌다. 개회 30분 만에 정회했다가 한국당 의원들이 일단 유 장관 없이 청문회를 진행하기로 결정하면서 재개됐다. 다만 청문회 속개 이후 한국당 의원들이 유 장관 불출석을 계속 문제 삼자 노웅래 과방위원장이 “이 상황 자체가 찌질하게 보일 수 있다”고 지적했다. 이에 한국당이 반발하면서 한때 분위기가 극도로 얼어붙기도 했다.
/안현덕기자 always@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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