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NHK 방송이 19일 북러정상회담 장소와 시기에 대해 “25일께 러시아 블라디보스토크에서 개최될 전망”이라고 러시아 크렘린궁 고위 관리를 인용해 보도했다. 앞서 크렘린궁은 18일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4월 하반기에 러시아를 방문한다”며 “초청자인 블라디미르 푸틴 대통령과 만날 것”이라고 공식 발표한 바 있다. NHK는 “2차 북미 정상회담이 결별로 끝난 가운데 북한과의 협력관계를 보여줘 북한에 대해 영향력이 있음을 강조하려는 목적이 있다”고 분석했다.
크렘린궁 발표에 앞서 블라디보스토크에서는 이미 양측의 회담 준비 정황이 여러 차례 포착됐다. 지난 17일 블라디보스토크 역 인근에서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의 집사로 불리는 김창선 북한 국무위원회 부장의 움직임이 언론에 노출됐고, 18일에도 러시아와 북한 당국자로 추정되는 사람들이 역 플랫폼 주변에서 대화하는 모습이 확인됐다.
또 정상회담 개최 장소로 거론되고 있는 루스키섬의 극동연방대학에서도 일부 시설의 이용이 제한되고, 대대적인 청소가 진행된 것으로 전해졌다.
극동연방대학은 블라디보스토크를 대표하는 대학일 뿐 아니라 러시아 전체로도 상위권 대학으로 꼽히는 곳으로, 한국어과도 개설돼 있다. 또 루스키섬은 블라디보스토크에서 이동하려면 세계 최대 사장교인 루스키대교(총길이 3.1㎞)를 건너야 하기 때문에 교통 통제와 경호에 유리하다. 이 때문에 블라디보스토크를 극동 개발의 교두보로 여기는 푸틴 대통령은 매년 극동연방대학에 주변국 주요 정상들을 초청해 동방경제포럼을 개최하고 있다.
한편 북러정상회담이 공식화한 가운데 스티븐 비건 미국 국무부 대북특별대표는 18일(현지시간) 모스크바에서 이고리 모르굴로프 러시아 외무차관을 만나 미러 양국의 대북한 접촉 문제를 논의했다고 타스통신 등이 전했다. 타스통신은 “(미러) 각국의 대북 양자 접촉과 북한의 최종적이고 완전하게 검증된 비핵화(FFVD) 달성을 위한 노력에 대해 논의했다”고 설명했다. 러시아 외무부도 이날 공식 자료를 통해 “한반도 주변 현 상황에 대한 상세한 의견 교환이 있었다”고 설명했다.
/정영현기자 yhchung@sedaily.com
<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