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산과 극적 회생의 갈림길에 놓인 125년 전통의 중저가 백화점 체인 시어스가 에디 램퍼트 전 최고경영자(CEO)와 스티븐 므누신 미국 재무장관 등을 상대로 소송을 제기했다고 CNBC가 18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소송 주체는 시어스 홀딩스 법인으로 이 회사의 남은 자산을 지키려는 파산관재팀이다.
시어스 측은 소장에서 램퍼트와 그의 개인 헤지펀드 ESL인베스트먼트, 므누신 장관 등 과거 시어스 이사회 멤버들에게 파산의 책임을 묻는 동시에 이들이 공모해 수십억 달러의 자산을 빼돌린 혐의가 있다고 주장했다.
므누신 장관은 램퍼트와 예일대 룸메이트로 트럼프 행정부에 입각하기 전 골드만삭스에서 램퍼트와 함께 일했으며, 시어스 이사회 일원으로 등재돼 있었다. 므누신 장관은 ESL 이사도 맡았다.
이번 소송은 시어스의 최대 주주인 램퍼트가 ESL을 통해 시어스의 알짜 매장 425곳을 52억 달러(5조9,170억 원)에 인수하기로 하고 뉴욕 남부지법 파산 재판부가 이를 승인한 이후에 제기된 것이다. 램퍼트는 지난해 10월 시어스가 파산보호(챕터11) 신청을 하면서 CEO 자리에서 물러난 상태다. 그러나 4만5,000여 명의 일자리를 지킨다는 명분 아래 개인 자금력을 동원해 시어스의 우량 매장만 선별적으로 인수하는 작업을 벌여왔다. 이에 시어스의 후순위 채권자와 다른 주주들은 램퍼트가 쓰러져가는 회사에서 곳간을 털어가는 격이라며 반발해왔다.
시어스 홀딩스 측은 “램퍼트와 므누신 등 피고들이 그동안 불법적이고 부당한 행위를 하지 않았다면, 회사는 파산보호 신청으로부터 초래된 엄청난 실패와 일자리 증발 등의 고통을 감내하지 않아도 됐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ESL 측은 소송에 대해 “사실을 왜곡하고 오도한 소송”이라며 “최근 거래는 주주와 피고용자의 이익을 위해 진행됐다”라고 반박했다. /김민정기자 jeong@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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