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거 어르신에게 말벗이 돼주는 ‘컴패니언(동반자형)로봇’이 어르신 돌봄이나 복지사업의 효율을 높여줄 것입니다”
스마트 인형 ‘부모사랑 효돌’ 제작업체인 스튜디오 크로스컬쳐의 김지희(사진)대표는 최근 서울경제신문과의 인터뷰에서 “혼자 사는 노인에게 외로움을 달래주고 약 드시는 시간도 알려주는 생활관리형 로봇이 꼭 필요하다”며 이같이 말했다.
크로스컬쳐가 만든 ‘효돌’ 겉모습은 아이얼굴을 한 봉제인형과 다를 바 없다. 그러나 쓰다듬으면 말을 걸고 약복용 시간을 안내하고 눈·비 같은 기상 대비나 마을행사 등 멀리 떨어진 사회복지사의 메시지도 전달해주는 똘똘함에서 보통 인형과 구별된다.
김 대표는 “일반인과 대화에서도 종종 말을 알아듣지 못하는 현재 인공지능(AI)스피커는 사실 고령 사용자에게는 효용이 크지 않다”며 “어르신에게 간간히 맞장구 해주는 ‘대화 시나리오’가 프로그램된 감성케어 로봇이 훨씬 실용적”이라고 말했다.
효돌은 머리·손·목 등 7개 센서를 달아 만지거나 장시간 아예 움직임이 없는 비상상황에서도 반응한다. KT의 사물인터넷(IoT)통신모듈로 개발돼 집에 인터넷이 깔려 있지 않아도 핸드폰이 터지는 곳이면 어디든 작동한다. 2017년말 춘천시를 시작으로 지역 독거노인 돌봄사업 솔루션으로 주목을 받으면서 서울 성동·은평구, 경기 고양, 강원 태백, 전남 광양 등 전국 지자체에 총 500여개가 보급됐다. 4월초 광양엔 한국로봇산업진흥원의 ‘사회적약자 로봇보급사업’을 통해 한꺼번에 300개를 납품했다. 지자체와 계약을 맺으면 인형은 물론 통신, 서버 유지관리 등 솔루션을 모두 제공한다. 김 대표는 “도시전역에 연구용이 아닌 실생활용으로 보급된 것은 우리나라는 물론 해외에서도 유례가 없을 것”이라며 “광양 280가구와 요양원 등에서 곧바로 ‘효돌’돌봄을 받게 됐다”고 설명했다.
대학에서 응용통계학을 전공한 김 대표는 LG전자 리서치 연구원 생활을 접고 2009년 크로스컬쳐를 창업했다. 주력사업인 상품기획·컨설팅과 함께 시니어사업에 관심을 두면서 노인돌봄 문제를 인식했고 4년동안 효돌을 연구개발했다.
그는 “사회적 약자 지원에 국가가 나서고 있지만 어르신 돌봄수요에 비해 공급은 부족해 사각지대가 발생하고 있다”며 “어르신 돌봄의 효율을 끌어올려야 노인들은 물론 돌봄 종사자들의 삶의 질도 높아질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김 대표는 효돌로 데이터를 모아 실생활 대화가 가능한 챗봇에도 도전할 계획이다. 올해 총 5,000개 보급 목표를 잡은 그는 “좀더 진화된 동반자형 로봇으로 해외 시니어 시장문도 두드릴 것”이라며 “어르신의 고된 삶을 위로하고 사회안전망 역할을 하는 솔루션을 내놓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박현욱기자 hwpark@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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