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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몰제까지 '재건축 겹겹 규제'…도심 내 공급 축소 직격탄 되나

지구단위계획 확정 고시 안나자

압구정3구역 '중단 찬·반' 설문

주택 인허가 물량 전년比 15.2%↓





‘35층 룰’ 외에도 각종 규제로 정비사업은 꽁꽁 묶여 있는 상황이다. 최근에는 서울시가 사업 진척이 더딘 재건축·재개발 구역에 대해 내년 3월부터 정비구역에서 해제하는 ‘일몰제’ 적용에 나서면서 사업 포기를 고심하는 단지마저 나타나고 있다. 도심 내 주택 공급이 부족할 수 있다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

우선 직격탄을 맞은 곳은 압구정이다. 압구정 현대아파트 입주자대표회의는 소유주들에게 압구정3구역 재건축추진위원회의 운영 중단 의사를 묻는 설문조사를 시작했다. 재건축 사업이 진척이 없는 상황에서 설계·정비업체와의 계약 등 추진 비용에 예산을 쏟는 것이 무의미하다며 지구단위계획이 확정되기 전까지는 재건축 사업을 중단하는 것이 낫다는 판단에서다. 재건축추진위원회가 설문조사는 법적 효력이 없다며 즉각 반박하고 나섰지만 주민 간 의견은 갈리고 있다.

압구정3구역은 여기에 내년 3월 일몰제 적용을 받는 정비사업지 38곳에 포함되면서 적신호도 켜졌다. 일몰제는 일정 기간 사업 진척이 없는 사업지를 정비구역에서 해제하는 제도로 정비구역 지정 후 2년 이내에 추진위를 구성하지 못하거나 추진위 승인 이후 2년 이내 조합설립 인가 신청이 이뤄지지 않을 경우 적용한다. 압구정3구역은 지난해 9월 추진위 승인을 받았지만 지구단위계획 확정 고시가 이뤄지지 않아 사업이 지연되고 있다.



잠실 주공5단지와 은마아파트는 서울시 규제에 항의하기 위해 거리로 나왔다. 잠실 주공5단지 재건축조합은 이달 초 서울시청 앞에서 재건축 인허가를 촉구하는 시위를 벌인 뒤 이번에는 서울시의 인허가 지연에 반발에 ‘대형 현수막’을 내걸었다. 지난달 말에는 지난 1979년 입주한 4,424가구 규모의 은마아파트 재건축조합 추진위원회가 시위를 펼쳤다.

재건축 규제는 갈수록 강화되고 있다. 지난해 안전진단 기준이 강화되고 초과이익환수제도 부활했다. 서울시는 여기에 한발 더 나아가 최근 재건축 등 정비사업 초기부터 시가 관여해 디자인 등을 결정하겠다는 계획을 발표했다. 국토교통부도 재개발·재건축 시 의무적으로 지어야 하는 임대주택의 건립 비율 상향을 추진하고 있다. 서울시에 따르면 시 아파트 166만여가구 중 56%인 약 93만가구가 2030년에 재건축 연한(준공 30년)을 넘긴다. 이 같은 규제 강화의 적용을 받는 단지가 앞으로 늘어나는 셈이다.

정비사업 지연은 벌써부터 주택 공급 축소로 이어지고 있다. 국토부에 따르면 지난해 주택 인허가 물량은 55만4,136가구로 전년(65만 3,441가구)에 비해 15.2% 감소했다. 최근 5년 평균(62만 37가구)보다는 10.6% 줄었다./이주원기자 joowonmail@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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