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형 재난사태에 대비해 정부가 경북 구미시 산동면에 건립한 구미화학재난합동방재센터가 시가지와 동떨어진 곳에 있어 긴급사태 발생 시 골든 타임을 놓칠 수 있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21일 구미시 등에 따르면 정부는 지난 2012년 구미국가산업단지에서 발생한 불산폭발사고 후 화학 재난사고에 대비해 이듬해인 2013년 국가산단을 중심으로 구미 등 전국 7곳에 정부 합동 화학재난합동방제센터를 설립했다.
구미화학재난합동방재센터는 구미시 산동면 송백로421에 있지만, 이 지역은 두메산골이다. 구미화학재난합동방재센터에서 가장 가까운 곳이 구미 4공단인데 무려 20km나 떨어져 있다. 이에 따라 재난상황에서 대형 화학 방재 차량을 비롯한 소방장비가 출동하는데 많은 시간이 소요돼 조기 진압이 어려울 수밖에 없는 실정이다. 게다가 이곳은 왕복 2차선의 지방도를 따라 심한 경사와 굴곡이 많은 산길로 연결돼 있어 겨울철 눈이 올 경우 통행조차 어려워 장소를 이전해야 한다는 지적이다.
이곳에는 환경부 소속 환경팀을 비롯해 소방방재청 119 화학구조팀, 노동부 산업안전팀, 가스공사 가스안전팀, 지자체 공무원 등 50여명이 합동으로 근무하고 있다.
이들은 고성능 화학 차량과 무인파괴방수차량, 화학사고 현장측정 분석 차량 등 고가 장비를 운용하고 있지만, 사고현장 도착 시간문제로 능력을 제대로 발휘할 수 있을지 의문이다.
이곳에 근무하는 직원조차도 이 같은 우려를 나타내고 있다.
합동방제센터 한 직원은 “위급 상황에 필요한 기구가 왜 이런 오지에 있어야 하는지 알 수 없을 뿐만 아니라, 눈이 올 경우 대형차량 출동이 어려운 만큼 공단과 가까운 곳으로 이전하는 것이 취지에도 맞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당시 방제센터 건립에 관여한 구미시 공무원은 “입지가 외진 곳으로 선정된 것은 갑자기 구성되는 바람에 용지학보가 어려워 어쩔 수 없는 선택이었다”고 말했다. 또 “구미공단만 고려한 것이 아니고, 인접지역인 김천·상주·칠곡 등지에 대한 출동도 고려했고 헬기 착륙장을 확보해야 하는 사정 등도 고려했다”고 덧붙였다. 출동시간 지연문제에 대해서는 “1공단은 소방청의 특수구조단이, 3·4단지는 구미소방서가 우선 출동한다”고 밝혔다./구미=이현종기자 ldhjj13@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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