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동산 시장에서 역세권 상가는 스테디셀러로 꼽히고 있다. 유동인구가 많은 지하철 역세권은 상권이 발달하기에 최적의 입지이기 때문이다. 하지만 역세권이라고 해서 모두 좋은 것은 아니다. 현재 수도권 지하철역 개수만 673개에 달하는 상황에서 역에 따라 가치가 달라지기에 옥석 가리기가 필요한 것이다. 이용객이 적은 지역은 상대적으로 가치가 낮다.
이렇다 보니, 최근에는 2개 이상의 지하철 노선을 이용할 수 있는 이른바 멀티 역세권이 주목을 받고 있다. 전철 노선이 두 배인 만큼 유동인구가 더욱 풍부해 상권 발달이 빠르고, 임차 수요 확보도 용이해 상대적으로 공실률이 적다.
한국감정원의 2018년 4분기 중대형 상가 공실률을 살펴보면, 2개 이상의 노선이 지나는 서울 역세권 상권 대부분이 서울 전체 평균(7%)보다 낮게 나타났다. 지하철 3호선과 6호선이 지나는 불광역 상권은 3.8%, 5호선, 6호선, 경의중앙선, 공항철도 4개 노선이 지나는 공덕역 상권은 5.3%, 1호선, 4호선, 경의중앙선 등이 지나는 서울역 상권은 5.4%를 기록하고 있다. 반면, 공실률이 평균보다 높은 역세권 상권은 주로 단일 역세권이었다. 3호선 신사역은 7.9%, 7호선 논현역은 18.9%, 6호선 이태원역은 21.6%의 공실률을 보였다.
수도권 역세권 상권도 마찬가지다. 지하철 1호선과 분당선이 지나는 경기도 수원역 상권의 공실률은 1.6%로 경기도 전체 평균인 8.1%와 비교해 현저히 낮았다.
실제로, 공실률이 낮은 상권의 지하철 노선 승차인원이 더욱 많았다. 서울교통공사 1~8호선 수송실적 자료에 따르면, 지하철 3,6호선 불광역의 최근 3개월 간(2019년 1~3월)간 승차인원은 168만여명이었으며, 6호선 이태원역은 이보다 적은 143만여명으로 나타났다.
뿐만 아니라 멀티 역세권 상가들은 임대료도 단일 역세권에 비해 높게 책정돼 있는 편이다. 인천지하철 1호선 간석오거리역과 수도권지하철 1호선 동안역이 인접한 역세권에 위치한 일반상가의 경우, 1층 전용면적 68.78㎡가 보증금 3,000만원에 월세 150만원 선(네이버 부동산 기준)에 매물이 나와있는 한편, 인천지하철 1호선 부평삼거리역 역세권에 위치한 일반상가는 1층 전용면적 90.03㎡로 규모가 더 큼에도 보증금 1,000만원에 월세가 60만원 선이다.
업계 전문가는 “멀티 역세권 상가는 풍부한 수요가 뒷받침 돼 수익이 안정적인 편이며, 향후 상권 활성화 시 프리미엄 상승 가능성도 크다”며, “또한, 멀티 역세권 상가는 희소가치도 높아 투자자들의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고 전했다.
올해 서울 및 수도권에서 공급 예정이거나 공급 중인 주요 멀티 역세권 상가들을 소개한다.
신영은 5월 인천시 서구 가정동 루원시티 주상복합 3블록에서 ‘루원 지웰시티몰’을 공급할 예정이다. 연면적 20,917㎡에 지하 2층~지상 3층, 총 144실 규모이며, 778가구의 ‘루원 지웰시티 푸르지오' 아파트와 함께 들어선다. 인천지하철 2호선 가정역 역세권인데다 도보권에 지하철 7호선 청라연장선 루원시티역(가칭, 예정)이 개통될 예정으로 더블 역세권을 누릴 수 있다. 앵커테넌트인 영화관 CGV 입점이 확정됐고, 3면 노출 개방형과 광장형 상업시설로 집객력도 우수할 전망이다. 주변으로 e편한세상하늘채(3,331가구), 루원시티 sk 리더스뷰(3,104가구, 예정) 등 주거단지가 밀집해 있어 배후수요도 풍부하다.
대우산업개발은 서울시 강동구 천호동 451?452번지 일원에서 ‘이안 강동 컴홈스테이’ 오피스텔의 단지 내 상업시설을 분양 중이다. 단지는 지하 1층~지상 5층, 총 73실 규모다. 지하철 5호선과 8호선이 지나는 천호역과 5호선 강동역을 도보로 이용 가능하다. 오피스텔 1차와 상가를 연결하는 타워 트윈 브릿지에 투명 바닥 설계(3층)를 적용하며, 반려동물 동반 출입이 가능한 전용 펫파크도 설치된다.
동양건설산업은 경기도 남양주시 별내지구에서 ‘별내역 파라곤 스퀘어’ 상업시설 2차분을 분양 중이다. 연면적 50,940㎡ 규모에 지하 1층~지상 3층에 들어선다. 경춘선 별내역이 가깝게 위치해 있으며, 2023년에는 지하철 8호선 연장 별내선(예정)도 개통 예정이어서 더블 역세권 수요를 누릴 수 있다.
/김동호 기자 dongho@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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