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리 해리스 주한미국대사는 22일 “지속적인 대화를 위해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문을 계속 열어 놓았다”며 “대화 기회를 잡을 지 안 잡을 지를 결정하는 건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의 몫”이라고 말했다.
해리스 대사는 22일 오후 서울 정동 미국대사관에서 외교부 출입기자들과 만나 이같이 말했다. 해리스 대사는 “사실 3차 북미 정상회담에 대한 전망은 없다”며 “트럼프 대통령은 3차 회담을 원하고 있지만 김 위원장이 원하는지 아닌지 모르기 때문에 공은 다시 북한에 가 있다고 볼 수 있다”고 현 상황을 평가했다.
해리스 대사는 지난 11일 워싱턴에서 열린 한미정상회담에 대해서도 언급했다. 해리스 대사는 “트럼프 대통령과 문재인 대통령은 한미 동맹의 여러 가지 측면에 대해서 논의하고 공통 목표를 달성하기 위한 행동 조율을 위해서 만났다”며 “그 자리에 있었고 이러한 대화들이 매우 솔직하고 유용하다고 느꼈다”고 당시 분위기를 전했다. 해리스 대사는 “정상회담의 초점은 북한의 최종적이고 완전히 검증된 비핵화, 즉 FFVD의 달성과 한반도의 영구적 평화 정착을 위해 우리가 어떻게 지속적으로 협력하는가였다”며 “트럼프 대통령과 문 대통령은 많은 점에 대해 의견이 일치하고 북한과 관련된 사안에 있어 긴밀한 조율과 협력 지속의 중요성을 재확인했다”고 말했다. 이에 더해 해리스 대사는 “트럼프 대통령이 미국 제조업, 특히 자동차 산업에 대한 최근 한국의 투자를 언급하면서 미국의 일자리 창출과 수출 성장에 한국이 지지해준 것에 대해서 감사를 표시했다”고 전했다.
트럼프 대통령이 김 위원장에 대해 평가한 부분도 기자들에게 소개했다. 해리스 대사는 “트럼프 대통령은 북한 김정은 위원장과 매우 좋은 관계를 맺고 있다고 했으며 대화를 위한 문이 열려 있다고 얘기했다”며 “하노이 이후에도 미국은 북한과 계속해서 대화했다”고 말했다.
또 해리스 대사는 최근 동북아 정세와 관련, ‘북한과 중국·러시아, 미국과 일본 동맹은 강화되는 가운데 한국 외교가 고립되고 있다는 우려가 있다’는 기자들의 질문에 대해 “동의하지 않는다”고 답했다. 그는 “러시아, 중국의 경우도 제재에 참여하고 있고 유엔안보리 상임 이사국으로서 제재를 만드는데 참여했기 때문”이라며 “또 미일 동맹이 있고 한미 동맹이 있는데 만약에 한국과 일본이 양국 간에 어떤 의견 일치가 볼 수 있다면 한미일 3각 동맹 역시 강화될 것”이라고 말했다.
워싱턴 한미정상회담에서 단독 대화가 2분에 불과했다는 지적에 대해서도 “한미관계는 좋은 위치에 있다”며 “2분이라고 언급했지만 2분보다는 더 이상 있었다고 말씀 드릴 수 있고, 그 이후에도 확대회의가 오찬을 통해 이뤄졌다. 여기선 많은 대화들이 오고 갔다”고 설명했다.
또 해리스 대사는 하노이 ‘노 딜’과 관련, “김 위원장이 제시한 딜에는 좋은 면이 없었다”며 “받아들였다면 아마 모든 경제제재에 대해서 우리가 즉각 해제했어야 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그는 “트럼프 대통령은 노딜을 선택함으로써 올바른 선택을 내렸다고 저는 믿고 싶다”고 덧붙였다.
/외교부공동취재단·정영현기자 yhchung@sedaily.com
<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