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 연말부터 미국에서도 드론(무인기)을 이용한 공중 배송 사업이 시작된다.
로이터통신과 월스트리트저널(WSJ)에 따르면 미국 연방항공청(FAA)은 미국에서 처음으로 구글 계열의 무인기 운용사 ‘윙항공’(Wing Aviation)의 사업허가 요청을 승인했다고 23일(현지시간) 밝혔다.
구글 지주회사 ‘알파벳’의 자회사인 윙항공은 올해 말부터 미국 버지니아와 블랙스버그의 외곽 지역에서 드론을 이용해 기업에서 가정으로 상품을 실어나르는 상업 서비스를 개시할 수 있게 됐다.
FAA는 윙항공이 호주에서 진행한 수천건의 안전비행 사례 등 방대한 자료와 문서를 통해 FAA의 안전요건을 충족한다는 점을 입증했다고 밝혔다. WSJ은 “이번 FAA의 결정은 경쟁이 치열한 새로운 시장에 뛰어든 윙항공에게 규제 혁명과 같은 것”이라고 설명했다.
윙항공은 최근 호주 캔버라 북부에서 상업용 드론 배달 서비스를 시작했고 핀란드 헬싱키에서도 정식 서비스 개시를 앞두고 있다. 일단 사업은 승인받았지만 드론 운용에는 몇 가지 제약이 따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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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AA는 이번 인증이 2년간 유효하다고 밝혔다. 파일럿 한 사람당 동시에 조종할 수 있는 드론이 최대 5대로 제한되고 위험 물질을 드론에 실을 수도 없다. 상업용 배송 드론은 낮 시간대에만 운용할 수 있고 인구 밀집 지역에서는 아직 운용이 허용되지 않는다.
미국이 드론 배송 서비스 경쟁에서 뒤지고 있다는 업계의 압박도 이번 결정에 일정 부분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 이미 호주, 싱가포르, 핀란드, 스위스 등지에서는 드론 배송 서비스가 시행되고 있다. 업계는 FAA가 사업을 더 지연시키면 미국 내 일자리 창출을 저해하고 업체들이 외국 시장에 눈을 돌릴 수밖에 없다고 주장해왔다.
FAA의 드론 택배 운영을 위한 규칙 시행이 내년 또는 2021년에나 가능할 것으로 관측됐으나 상업용 드론 시작이 예상보다 빨라졌다. FAA는 작년 5월 드론 규제 방법을 평가하고 드론의 안전 비행을 돕기 위한 사업 10개를 승인한 데 이어 올해 1월에는 야간과 인구 밀집 지역에서도 드론 운행을 허용하는 법안을 제안했다.
일레인 차오 미국 교통부 장관은 “드론의 안전을 시험하고 드론을 경제에 통합하기 위한 중요한 진전”이라며 “드론 기술이 지속해서 발전하고 잠재력이 실현되는 과정에서 안전은 계속해서 우리의 최우선 과제가 될 것”이라고 밝혔다.
/이재유기자 0301@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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