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진핑 중국 국가 주석이 아베 신조 일본 총리의 특사 자격으로 방중한 니카이 도시히로 자민당 간사장과 마주 앉는 자리 배치로 접견해 일본을 예우했다. 하지만 이는 시 주석이 최근 두 차례 한국정부 특사 접견 때 사실상 아랫자리인 옆에 앉혔던 것과 의전에 있어서 사뭇 다른 것으로, 사실상 한국에 대한 차별이 아니냐는 지적이 제기되고 있다.
25일 중국 관영 신화망이 공개한 시진핑 주석과 니카이 간사장의 지난 24일 접견 사진을 보면 회의 탁자 사이를 두고 나란히 앉아 말을 나누는 모습이 찍혀있다. 이는 2017년 5월과 지난해 3월 이해찬 전 총리와 정의용 국가안보실장이 각각 문재인 대통령의 특사로 방중해 시 주석을 만났을 때와는 다른 자리 배치다.
시 주석은 당시 회의 탁자 정중앙에 앉은 채 한국정부 특사들은 시 주석의 오른쪽 아랫자리에 앉도록 해 의전을 놓고 논란이 일었다. 당시 베이징 외교 소식통은 이런 좌석 배치에 대해 “새롭게 정착되고 있는 관행”이라면서 한국만 겨냥한 행동은 아니라고 해명한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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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자리 배치에 대해 베이징 외교가에서는 중국이 의도적으로 일본을 배려한 것일 가능성이 큰 것으로 보고 있다. 중국과 일본은 역사적으로 불편한 관계임에도 시진핑 주석은 지난해 10월 취임 후 처음으로 공식 방중한 아베 일본 총리와 만나 양국 관계의 정상 궤도 회복을 천명했다.
아울러 시 주석은 지난 24일 니카이 간사장과 만난 자리에서 오는 6월 오사카에서 열리는 주요 20개국(G20) 정상회의에 참석하겠다는 밝히는 등 일본에 러브콜을 보냈다. 때문에 미·중 무역 분쟁으로 중국이 수세에 몰리는 가운데 시 주석이 미국의 강력한 동맹인 일본을 중국 쪽으로 끌어들여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힘을 약화하려는 의도가 있다는 해석까지 나온다. 한 소식통은 “일본 특사를 시 주석이 마주 앉아 대면했다는 것은 큰 배려”라면서 “이는 중국이 올해 일본을 끌어들이는데 큰 힘을 기울이고 있음을 보여주는 대목”이라고 전했다.
/이재유기자 0301@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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