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초생활보장 수급자인 80대 할머니가 더 어려운 이웃을 위해 써달라며 쌀 두 가마니를 기부했다.
미담의 주인공은 서울 송파구 마천2동에 거주하는 유모(88) 할머니. 유 할머니는 지난 1일 송파구 보건지소에 180㎏에 해당하는 쌀 두 가마니를 기탁했다. 보건지소 방문보건팀의 한 관계자는 “할머니가 집을 정기적으로 방문해 혈압과 혈당을 측정해주고 말벗도 돼주는 보건지소 방문간호사의 행동이 고맙다며 쌀을 기부했다”고 말했다. 유 할머니는 딸과 사위 집에 함께 기거하고 있으며 송파구 보건소가 2007년 설립된 후에는 ‘방문 건강관리’ 대상자로 10년 넘게 방문간호를 받았다.
방문보건팀 관계자는 “쌀 두 가마니 가격이 50만원에 달하는 점을 감안할 때 생활이 어려운 어르신이 선뜻 내놓기 쉽지 않은 일이었을 것”이라며 “할머니가 매달 받는 기초생활수급비를 따져보면 한 달 생활비 정도를 내놓은 셈”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이어 “할머니가 시골에서 친척이 부친 쌀을 더 어려운 이웃을 돕는 데 나누고 싶다는 뜻을 전했다”며 “정부나 보건소에서 자신이 많은 도움을 받았으니 자신도 베풀어야겠다는 의사가 강했다”고 덧붙였다. 송파구 보건지소는 할머니가 기탁한 쌀을 주민 6명에게 30㎏씩 배분했다.
현재 방문 건강관리를 받는 송파 취약계층, 차상위계층 등 복지 사각지대 주민은 6,800여명에 이르고 이곳 보건소 간호사 10명이 이들을 정기적으로 방문하고 있다.
/박현욱기자 hwpark@sedaily.com
<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