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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주주의 지키느라 쓰레기는 못치운 한국당?

7년만 ‘동물 국회’…25일 저녁 여야 패스트트랙 상정 법안 두고 격렬히 대치

한국당, 국회 의원실 점거 후 페트병·비닐·신발까지 버리고 해산

네티즌 “직접 와서 치우고 가라”·“국회선진화법 왜 만들었나” 비판 이어져

트위터 상에서 “밤샘 농성을 마친 한국당 의원들이 쓰레기를 그대로 버리고 갔다”며 올라온 사진 캡쳐본. 해당 계정을 운영중인 사용자는 자신을 한 의원의 의원실 직원이라고 자신을 소개했으며, 실시간으로 전날(25일) 한국당의 국회 점거 상황을 전달했다. 해당 사진 뿐만 아니라 한국당 의원들이 버리고 간 페트병, 생수병 등을 찍은 현장 사진들이 SNS에서 공유되고 있다.




선거제·개혁법안 패스트트랙(신속처리안건) 지정을 둘러싼 여야의 극한 대치가 이틀째 이어지고 있는 가운데 전날 ‘온몸 투쟁’을 마친 자유한국당 의원들이 국회에 쓰레기를 그대로 방치한 사실이 알려지면서 비판의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앞서 25일 오후 더불어민주당 의원들은 여야 4당 합의를 토대로 새로 작성된 공수처·검경수사권조정 법안을 제출하기 위해 국회 본청 7층 국회사무처 의안과 사무실을 방문했다가 사무실 진입을 가로막는 한국당 의원들에게 저지당했다. 한국당 의원들은 ‘독재 타도’를 외치며 민주당 의원들을 막아섰다. 이 과정에서 멱살잡이, 인간 띠, 밀고 당기기 등 여야 의원들 간 격렬한 몸싸움이 발생했으며 이날 밤 10시가 지나고서야 종결됐다. 현재 한국당 의원들은 또다시 의안과를 점거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이들은 집단 농성을 끝내자 자신들의 흔적조차 치우지 않은 채 그대로 해산하는 ‘무책임’한 태도를 보였다. 26일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 트위터에는 ‘국회에 쓰레기까지 버리고 간 한국당’이라는 제목의 글과 함께 사진 몇 장이 게재됐다. 해당 사진은 한 매체에서 촬영한 것으로 한국당 의원들이 사용한 빈 생수병과 페트병, 갈갈이 찢어진 신문지와 비닐 봉투가 국회 복도에 무질서하게 버려져 있었다. 또 다른 트위터 계정에는 밤샘 농성을 마친 한국당 의원들이 버리고 간 쓰레기 사진이 올라오기도 했다. 현장에 있다고 밝힌 그는 “누워있던 자리는 치우고 가야하지 않겠냐”고 비판하기도 했다.

이에 네티즌들은 “자유한국당 의원들은 와서 직접 치우고 가라”며 분노하고 있다. 한 네티즌은 “과거 자신들이 국회선진화법을 만들어 놓고 국회를 무법지대로 만들어 놓는 거냐”고 비판하기도 했다. 앞서 지난 2012년 한국당의 전신인 새누리당은 총선에서 국회선진화법을 공약으로 내세웠고 18대 국회 마지막 날인 2012년 5월 2일 국회 본회의를 열어 국회선진화법을 표결로 통과시킨 바 있다.



‘국회’가 남긴 부끄러운 흔적= 더불어민주당 의원과 보좌관들이 지난 25일부터 26일 새벽까지 여야4당의 수사권조정법안을 제출하기 위해 자유한국당 당직자들이 점거하는 국회 의안과 진입을 시도하는 과정에서 문이 파손됐다. /연합뉴스


한편 패스트트랙에 올릴 법안 제출에 대해 여야의 대치는 당분간 계속될 것으로 보인다. 민주당은 한국당을 뺀 여야 4당이 추진하는 패스트트랙에 올릴 법안 제출이 가로막히자 문희상 국회의장에게 직접 법안을 제출하는 방안을 검토할 예정이다. 이에 따라 현재 병원에 입원 중인 문 의장에게 ‘병상 법안제출’이 이뤄질지 주목된다. 이철희 민주당 원내 수석부대표는 26일 “팩스로 법안을 접수하려 했는데 한국당이 팩스기기까지 훼손했고 메일로도 보냈는데 그것도 막았다”며 “할 수 있는 것을 다 했는데 의안접수가 안 된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반면 한국당은 연일 ‘결사 항전’ 의지를 불태웠다. 이날 나경원 한국당 원내대표는 의총에서 속칭 ‘빠루’로 불리는 노루발못뽑이를 들고 나타났다. 사회를 맡은 김정재 원내대변인은 ‘빠루’를 가리키며 “어제 민주당인지 국회 방호과인지가 7층 의안과의 문을 부수기 위해 갖고 온 것을 저희가 뺏은 것”이라고 소개했다. 나 원내대표는 “오늘도 저희가 할 수 있는 모든 수단을 통해 온몸으로 저항하겠다. 국회법과 국회 관습법을 위반한 것은 민주당”이라며 “불법에 대한 우리의 저항은 정당한 저항권으로 당연히 인정되며, 오히려 불법을 막을 책임이 있다”고 역설했다. 이어 그는 “이 모든 배후는 청와대라는 것을 우리는 알고 있다”며 “단순히 선거법 개정이 목적이 아니라 정권을 연장하는 것이 최종 목적이라는 것을 안다. 패스트트랙을 철회해달라”고 촉구했다./신현주 인턴기자 apple2609@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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