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어벤져스:엔드게임’(이하 ‘어벤져스 4’)이 독주 체제를 갖추고 연일 흥행 신기록을 새로 쓰면서 각자 개성과 작품성을 갖춘 한국영화들이 좀처럼 기를 펴지 못하고 있다. ‘어벤져스 4’는 개봉 닷새 만에 500만명 돌파가 확실시되는 반면 한국영화들은 주말 일일 관객수 1만명을 채우지 못하며 극장가에서 자취를 감출 위기에 처했다.
28일 영화진흥위원회 영화관입장권 통합전산망에 따르면 ‘어벤져스 4’는 전날 148만9,83명을 동원했다. 이는 ‘신과함께-인과연’이 지난해 8월4일에 기록한 역대 하루 최다 관객수(146만6,225명)를 뛰어넘은 수치다. ‘어벤져스 4’는 지난 24일 개봉과 동시에 134만명 동원한 데 이어 이틀째 누적 200만명, 사흘째 누적 300만명을 각각 돌파했다. 이어 나흘째인 전날 총 관객 470만7,423명을 기록했다. ‘어벤져스 4’는 이날 중 500만 관객을 무난하게 달성할 것으로 보인다. 이 영화의 스크린 수는 개봉일 2,760개에서 주말 2,832개로 늘면서 대작 블록버스터들이 개봉할 때마다 불거지는 독과점 논쟁이 재현되는 모습이다.
‘어벤져스 4’가 박스 오피스를 초토화하면서 비수기 공략을 노린 한국영화들은 반등의 기회를 못 찾고 있다. 어린이 관객을 겨냥한 ‘뽀로로 극장판 보물섬 대모험’이 그나마 11만여명을 불러 모으며 체면치레를 했을 뿐 나머지 작품들은 모두 주말 일일 관객수가 1만명 미만에 머물고 있다.
세월호 참사 5주기와 맞물려 조용한 관객몰이를 했던 전도연 주연의 ‘생일’은 27일 하루 관객 8,813명을 기록하며 누적 관객은 115만명 수준에 그쳤다. 배우 출신 감독의 첫 작품이라고는 믿기 힘든 연출력을 보였던 김윤석 감독의 ‘미성년’은 누적 관객 27만여명으로 참패를 면하기 힘든 분위기다. ‘국민 엄마’인 배우 김해숙 주연의 휴먼 드라마 ‘크게 될 놈’ 역시 27일 관객 1,163명, 누적 관객 8만여명에 머물려 극장가에서 퇴출 수순을 밟고 있다. /나윤석기자 nagija@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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